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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리뷰-카드업계②] 영끌·코로나에 급증한 카드론…'리스크 관리' 발등의 불


법정 최고금리 인하 예고된 2021년에도 수익성 악화 불가피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2020년은 이른바 '영끌'의 해라고 불러도 무방할 듯 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많은 이들이 투자 열풍에 합류했다. 카드업계도 영향을 크게 받았다. 자금 수요가 빗발치면서 카드론 취급액이 전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카드론 취급액이 많아졌다는 건 카드업계에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선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내년도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보고 있다.

29일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7개 카드사(KB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의 10월 중 카드론 신규 취급액은 4조2천81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약 6천억원 가량 증가한 수치다.

전체적으로 올해 월별 카드론 취급액은 전년 수준을 상회했다. 3월 취급액은 4조3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조원 가량 증가했다. 3월 정점을 찍은 이후 6월부터 8월까진 4조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을 유지하다가 9월과 10월은 4조원을 넘어섰다.

신용 등급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과반 이상의 차주들은 10~20% 금리로 카드론을 받는다. 1금융권에 비해 이자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드론이 전년 대비 급증한 데엔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자, 자영업자 중심으로 생활자금 수요가 높아진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것도 한몫했다. 바이러스 확산 초기인 3월부터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더니, 하반기엔 카카오게임즈 등 공모주 청약 이슈가 카드론 대출 수요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투자 수요가 급증세를 부추겼다.

카드론은 카드업계의 주된 수익원 중 하나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국내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수익은 2조3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카드 수익 중 카드론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8.9%로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p)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리스크도 동반한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에 따르면 카드사는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 의무' '추정손실' 등으로 자산을 분류해 그에 맞는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연체율이 높아질수록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야 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만큼 카드업계는 카드론을 수익 창구가 아닌 리스크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내년 1분기는 코로나19 지원 일환으로 금융권 공동으로 시행한 대출 원리금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는 시기인데, 최근 시중은행들의 강화된 신용대출 규제로 인해 카드론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까지 나타나고 있어, 리스크는 더 커지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내년 1분기엔 카드론 등 대출에 대한 만기 유예가 끝나는 시기인데, 최근엔 은행 대출 규제 풍선효과로 카드론이 늘어나고 있어 건전성 우려가 있다"라며 "유예된 채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연쇄 부실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경우에 따라선 충당금을 더 쌓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건전성 리스크는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다.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으면 그만큼 당기순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내년엔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과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 카드업계의 수익을 위협할 이슈들이 예고돼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더해 가맹점 수수료율까지 내려가면 업계의 수익성은 크게 떨어질 것이다"라며 "금융당국도 카드사에 충당금을 충분히 쌓으라고 권하는 만큼, 내년도 실적 전망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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