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하울 목소리를 연기한 기무라 타쿠야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지하철에서 마주친 묘한 인연때문에 캐스팅됐어요.”
곧 국내 개봉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대작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제작을 맡은 지브리 스튜디오의 스즈키 토시오 공동대표가 14일 내한했다. 그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 제작 비화를 털어 놓았다.
“미야자키 감독은 작품과 가장 근접한 30명의 후보를 뽑아 놓고도 마땅한 사람이 없다며 불평했죠.” 작품속의 마법사 하울은 매력만점인 청년 캐릭터로 세련된 목소리가 필요했다. 이를 감안한 미야자키 감독은 하울과 이미지가 맞는 목소리를 찾기 위해 무척 애를 썼다.
"목소리 연기자 섭외로 난항을 겪고 있는데 어느날 기무라 타쿠야가 미야자키 감독에게 자신이 꼭 출연하고 싶다는 전갈을 보낸 사실을 뒤늦게 알게됐습니다. 기무라 타쿠야는 가족들이 모두 지브리 스튜디오의 열성 팬이라며 꼭 출연하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죠."
스즈키 프로듀서는 "미야자키 감독이 그당시 활동하던 일본의 젊은 가수들을 전혀 모르는 상태였는데 유독 기무라 타쿠야만 알고 있었다"고 희한한 인연을 회상했다.
미야자키 감독이 기무라를 기억하는 이유는 한때 기무라가 몸담고 있는 그룹 스마프(SMAP)가 인기없던 시절 지하철에서 우연히 마주쳤기 때문이다. "그때 미야자키 감독은 지하철 승객들에게 사인을 열심히 해주는 그들의 모습이 측은해 계속 바라봤답니다. 그중 기무라 타쿠야를 눈여겨 보게된거죠. 이후 그들의 모습은 '무명그룹의 설움'이라는 키워드로 미야자키 감독의 머리속에 남아있게 됐습니다."
결국 기무라 타쿠야는 미야자키 감독과 얽힌 희한한 인연때문에 일본에서 현재 500만명의 관객을 넘어선 대작 애니메이션의 남자 주인공 목소리를 연기하는 영광을 안았다.
/류준영 기자 si@joynews24.com [사진= 정혜원기자] hwj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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