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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의 갑질 ㊦] 일일 50건 집회 '건설생태계 흔들'…건설사 '속수무책'


지역주민 일자리까지 앗아가…건설업계의 항변에도 문제해결 요원

전국건설인노동조합이 경기 시흥시 장현지구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매일 새벽마다 확성기 차량을 이용한 시위에 나서면서 주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 노조는 시공사에 자신들의 노조원 채용을 요구했지만, 묵살당하자 아파트 단지를 향해 의도적으로 확성기 집회를 펼치고 있다. 경찰은 합법적인 시위라는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전국건설인노동조합이 경기 시흥시 장현지구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매일 새벽마다 확성기 차량을 이용한 시위에 나서면서 주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 노조는 시공사에 자신들의 노조원 채용을 요구했지만, 묵살당하자 아파트 단지를 향해 의도적으로 확성기 집회를 펼치고 있다. 경찰은 합법적인 시위라는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건설 생태계가 건설노조의 각종 불법·부당행위로 인해 파괴되고 있다. 건설노조들이 자신이 속한 노조원 채용을 압박하고 일감을 추가로 받아내기 위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건설사들을 협박하고 있어서다.

이들은 주택가와 학교 인근에서 확성기 시위를 펼쳐 의도적으로 민원을 유발하는가 하면, 시공사의 안전규정 미준수 등을 꼬투리 삼아 생떼를 부리고 있다. 건설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 건설 생태계 보호를 위한 제도적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현장 집회시위, 4년 전과 비교해 5배 '껑충'

25일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신고된 건설현장 집회·시위 건수는 월평균 1천71건으로 집계됐다. 4년 전인 2016년(217건)과 비교해 무려 다섯 배가량 급증했다. 전국에서 하루 평균 50여 건의 건설노조 집회가 열린 꼴이다.

이들 노조는 집회를 열고 자신들의 조합원 채용을 시공사에 강요하고 있다. 이들은 철근과 골조, 상하수도 등 세부 공사는 물론 심지어 다른 지역 현장까지도 자신들의 조합원만 채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노조원에게는 채용 대가로 조합비 외에 돈을 추가로 상납 받으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건설노조들은 신규 건설현장에 대한 리스트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건설현장 위치, 규모, 시공사, 주변 주택단지, 건설노동자 배치현황 등을 보유하고 있다. 만일 비노조원이 해당 현장에 일을 하고 있으면 이들을 몰아내기 위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방해공작을 펼친다는 게 노조원들의 증언이다.

만일 건설사가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현장에 몰려가 먼저 대형 확성기를 설치해 주변 민원을 의도적으로 일으킨다. 또한 드론 등을 활용해 시공사의 안전규정 미준수 사항을 찾아내 고발하겠다고 협박한다. 결국 시공사들은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문제는 양대노총 소속 건설노조뿐 아니라 전국민주연합 소속 건설노조와 전국건설인노조 등 다수 노조들도 집회시위를 일삼으며 세 확장 경쟁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건설사 안전규정 무시→건설노조의 취업 압박 행패→건설사의 노조 요구 수용→노조 세 확장'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 광화문 세종로 공원에서 전국 조합원 상경총회를 개최중인 한 건설노조 모습 [뉴시스]
서울 광화문 세종로 공원에서 전국 조합원 상경총회를 개최중인 한 건설노조 모습 [뉴시스]

◆지역주민 일자리까지 앗아가는 건설노조…국회는 '깜깜무소식'

이들은 지역주민 일자리까지 빼앗아가고 있다. 전국인테리어목수 사회적협동조합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경기 오산에 A건설사와 함께 400평 규모 건물을 준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전국건설인노조들이 번갈아 현장에 들이닥친 뒤 사진을 찍고 시청 등에 집단민원을 제기했다.

도로점거는 물론 고성방가와 집단 행패 등으로 결국 공사는 중단됐다. 경찰은 이들의 집회가 합법적이라는 이유로 미온적으로 대처했다. 심지어 경찰은 저들 노조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라고도 말했다는 것이 이들 조합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당초 지역주민을 채용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건설업계도 노조의 이같은 부당행위에 맞서고자 노력했지만, 여전히 정치권에서는 깜깜무소식이다. 앞서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지난해 '건설노조의 불법 및 부당행위 근절을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정부와 경찰청 및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들은 "노조의 불법·부당행위가 심해져 건설업체들은 부당한 피해를 당하고 현장관리자는 공사보다 노조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라며 "경제적으로 극히 어려운 비노조원의 취업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현 정부의 목표인 공정사회 구현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불법행위 및 부당금품 요구시 국가기술자격자에 대한 자격정지 및 사업자에 대한 영업정지 등 관련 법규정 신설 ▲건설사와 건설기계·조종사간 매칭 시스템 구축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 위반 근로자에 대한 책임 범위 확대 및 처벌 강화 ▲건설노조 및 건설사간 실태분석 등을 요구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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