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양 사장이 KB손보가 지향하고 있는 내재가치와 고객 중심의 경영을 위해 꼭 필요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에서 재연임이 유력하다는 분위기다. 이에 앞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연임이 확정되면서 양종희 사장이 이동할 만한 자리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연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양종희 KB손보 사장의 임기가 다음 달 만료된다. 양 사장은 지난 2016년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5년 간 KB손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과거 KB금융은 계열사 CEO 인사 관례로 '2+1' 룰을 적용해왔다. 기본 임기 2년에 통상 한 번의 연임 기회를 주는 방식이다. 양 사장은 기존의 룰을 깨트리고 3연임까지 성공했다. 손해보험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양 사장이 재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KB손보가 지향하는 내재가치 중심 성장을 잘 이끌어왔고, 앞으로도 이를 지속하는데 적합한 인물이라는 이유에서다.
KB손보는 출범 이후 단기실적과 외형성장보다는 중장기적 건전성과 안정성에 입각해 미래가치를 키워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한다는 취지의 가치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보험매출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가는 외형성장보다는 내재된 수익성에 집중하는 미래가치 중심의 매출전략을 실행해왔다. 지난 3년 간 우량매출에 집중한 결과 전체 M/S는 정체된 것으로 보이지만 우량매출 M/S는 상승했다.
특히 지난 2018년 판매된 장기보장성보험 중 고수익성인 연만기 상품의 비중은 74%를 넘어섰다. 3년 전 20% 수준이었던 우량매출 상품판매 비중을 70% 수준까지 지속적으로 높여온 것이다. 신계약가치 역시 3년 연속 계획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지난해 내재가치는 6조6천7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2% 증가했다.
양 사장은 과거 출범 5주년 기념식에서 “100년 후에도 고객과 약속을 지킬 수 있는 튼튼한 회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치경영의 본질이다”라며 "당장의 수익성이 감소하더라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내재가치 제고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그는 고객중심 경영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손보는 양 사장 취임 이후 '고객선호도 1위 보험사'라는 목표를 세우고 고객중심 경영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
고객중심경영을 지속 실천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한 결과 한국표준협회 주관 ‘한국서비스대상’에서 손해보험부문 종합대상을 2020년까지 6년 연속 수상했다. 또한 금융감독원이 실시하는 ‘2019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손해보험업권 ‘최우수회사’로 선정돼 ‘2019 포용금융 부문 등 유공자 시상식’에서 금융소비자보호 부문 기관표창(우수상)을 받았다.
이러한 노력으로 보유계약 십만 건당 민원건수는 3년 연속 감소했고, 계량평가부문 중 민원발생건수와 민원처리노력에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불완전 판매율은 지난해 기준 0.05%로 2015년 0.2%, 2016년 0.11%, 2017년 0.08%, 2018년 0.07% 대비 지속 개선되면서 업계평균인 0.07% 대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양 사장은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향후 KB금융그룹을 이끌어갈 차기 리더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최근 윤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하면서 양 사장의 재연임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이 3연임되면서 양 사장이 이동할 만한 자리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재연임 가능성을 뒤받침한다. 양 사장은 국민은행장 후보군에도 오른 바 있다. KB금융이 보수적이고 안정을 추구하는 인사 성향을 보인다는 점도 재연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요소다.
다만 그간 가시적인 실적 부진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KB손보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천8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 감소했다. 주요 손보사들이 코로나19 반사이익을 누리며 개선된 성적표를 손에 쥔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B손보가 당장의 실적개선 보다는 경영 안정과 내실 성장을 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수장 교체 카드는 꺼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윤 회장과 허 행장이 연임되는 등 보수적인 KB금융의 인사 관행도 양 사장의 재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실리게 하는 요인이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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