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정부가 알뜰폰(MVNO) 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매대가 인하방안을 내놨지만, 업계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알뜰폰 업계 현재 주력상품인 300MB, 1.2GB, 11GB 요금제가 이번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매달 이통사에 지불하는 최소사용료도 100원 인하한데 그친 것 또한 아쉽다는 설명이다.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는 알뜰폰 사업자가 이용자에게 이통 3사 대비 최대 30% 이상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할 수 있는 경쟁력의 근간인 도매대가를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도매대가는 이동통신 3사 망을 통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통 3사에 지불하는 망 도매대가다. 주로 저가 요금제 음성, 데이터, 단문메시지 사용량만큼 도매대가를 납부하는 종량형(RM)과 이통사 특정 정액 요금제를 그대로 재판매하는 수익배분방식(RS)으로 나뉜다.
이번 과기정통부 발표 주요 내용은 ▲종량형 음성 42.4%, 데이터 22.7% 인하 ▲LTE 수익배분방식 0.5%p~2%p 인하 ▲5G 수익배분방식 최대 7%p 인하 ▲최소사용료 100원 인하 ▲ 데이터 사업자를 위한 '다량구매할인제' 도입 등이다.
이같은 인하방안이 공개되자 관련 업계는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현재 알뜰폰 업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밴드데이터 11GB+일 2GB(6만5천890원) 300MB(3만2천890원), 1.2GB(3만9천600원) 구간 도매대가 할인을 기대했지만 동결됐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수익배분방식 알뜰폰 LTE 요금제인 'T플랜'과 '밴드데이터' 대가를 0.5%p~2%p 낮춰 요금 인하 여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T플랜 요금제에서는 1.5GB(43→42%), 2.5GB(47.5→45.5%), 4GB(52.5→51.5%), 100GB(62.5→62%) 구간에 도매대가 할인이 적용된다. 밴드데이터 요금제에서는 2.2GB(42.5→40.5%), 3.5GB(45→43%), 6.5GB(47.5→45.5%), 16GB(55→53%) 구간을 할인키로 했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11GB 요금제는 지난해 51.5%에서 50%로 인하한 것을 이유로 올해는 전년과 동일하게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300MB, 1.2GB 요금제도 40%로 유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가 가장 활발하게 유치되는 구간이 11GB, 1.2GB, 300MB인데 이부분의 도매대가 인하는 빠졌다"며 "저가(300MB, 1.2GB) 구간에서라도 36% 정도로 할인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중간 구간도 물론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며 "저가(300MB, 1.2GB), 고가(11GB) 구간에서 인하가 있어야 활성화 정책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소사용료 인하율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최소 사용료는 알뜰폰 업체가 이통사에 매월 지불하는 망 임차료로, 현재 회선당 1천600원이다. 그간 알뜰폰 업계는 지난 2년간 이의 인하가 없었던 것을 이유로 400원 인하를 요구했지만, 과기정통부는 이를 100원 인하해 1천500원으로 책정했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도매대가와 최소사용료 중에 할인을 고르라면 최소사용료 할인"이라며 "최소사용료는 사용자가 해당 회선을 사용하든 사용하지 않건 간에 사업자 고정비용으로 매월 내는 이 요금의 부담이 무겁다"고 토로했다.
◆종량형 음성 40% 인하…10원 대로 서비스 제공 가능해
반면 이번 발표에서 가장 인하 폭이 큰 도매대가는 종량형 음성과 데이터로 각각 42.4%, 22.7% 할인된다. 작년 음성 17.8%, 데이터 19.2% 대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가격으로 보면 음성 18.43→10.61원/분, 데이터 2.95→2.28원/MB로, 월 5천500원 데이터 700MB, 음성 100분, 문자 100건 요금제에 인하율을 적용하면 동일 사용량을 4천원대에 제공 가능할 수 있게 된다. 단, 이번 도매대가에서 단문 메시지는 6.03원/건으로 동결됐다.
5세대 통신(5G) 2종 요금제의 수익 배분 대가도 대폭 인하했다. 9GB(66→62%), 200GB(75→68%) 구간에서 많게는 7%p까지 가격을 낮췄다.
이에 따라 3만원 중반대 9GB 5G 이동통신 요금제 출시가 가능해졌으며, 5만원 초반대 200GB 요금제 출시도 기대된다고 과기정통부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데이터 전용 알뜰폰 사업자를 위해 데이터를 다량으로 구매하면 도매대가를 추가로 할인하는 '다량구매할인제'도 도입키로 했다.
데이터 전용 알뜰폰 사업자는 최근 완성차, 무선사물인터넷(IoT) 등 분야에서 늘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테슬라 등이 이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알뜰폰 사업자가 이용한 데이터양에 따라 최소 0.8%에서 최대 13%까지 할인을 내년 초부터 제공할 예정이고, 6개 사업자가 이의 혜택을 받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도매대가 인하를 통해 알뜰폰 사업자가 다양하고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해 이용자 선택권 확대와 가계 통신비 부담 경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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