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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하는 삼성 계열사, '호실적'으로 이건희 마지막 길 빛냈다


삼성전자, 3분기 매출 '역대 최대'…삼성전기·삼성SDI·삼성SDS 등 실적 '굿'

지난 1993년 '삼성 신경영' 선언 당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사진=삼성전자]
지난 1993년 '삼성 신경영' 선언 당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사진=삼성전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고(故) 이건희 회장이 지난 28일 영면한 가운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들이 3분기 동안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내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빛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미·중 무역분쟁 심화, 한·일 관계 악화 등에 따른 대내외적인 악재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인 약 67조 원을 기록하는 등 '초격차' 전략을 앞세운 저력을 보여줬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66조9천642억 원, 영업이익이 58.8% 늘어난 12조3천53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종전 분기 최고치인 지난 2017년 65조9천800억 원을 훌쩍 뛰어 넘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도 7분기 만에 10조 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지난 2018년 4분기 10조8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지난 2분기까지 영업이익 10조 원대를 탈환한 적이 없다. 그 해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17조5천700억 원까지 치솟았다.

부문별 영업이익은 모바일(IM)이 4조4천500억원, TV·가전(CE)이 1조5천600억 원, 반도체가 5조5천400억 원, 디스플레이가 4천700억 원을 기록했다. 세트와 부품 모두 고르게 양호한 실적을 낸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3분기 매출을 이끈 스마트폰과 반도체, 가전은 삼성전자의 3대 핵심 먹거리"라며 "이 사업들은 모두 이건희 회장이 공들여 키운 사업들로 삼성전자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16라인 반도체 기공식에 참석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사진=삼성전자]
지난 2010년 16라인 반도체 기공식에 참석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사진=삼성전자]

특히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털어 키운 반도체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 사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장은 후계 수업을 받던 지난 1974년 한국반도체 인수 당시 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 사재를 보태겠다"며 적극 나섰고, 1986년 7월 1메가 D램을 생산하는 결실을 맺어 아버지인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를 흡족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병철 회장이 1982년 미국 IBM, GE, 휴렛-팩커드의 반도체 조립라인을 돌아본 뒤 "너무 늦었다"며 낙담할 때에도 이건희 회장은 부친을 설득해 삼성이 현재 세계 1위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회장의 반도체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듯 지난 28일에는 영결식 후 장지인 수원 가족 선영을 가기 전 '마지막 출근지'로 평소 많은 애착을 가졌던 화성캠퍼스를 택했다.

이 같은 이 회장의 노력에 화답하듯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끄는 반도체 부문은 3분기 매출 18조8천억 원, 영업이익 5조5천4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1.6% 대폭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5조 원대인 시장 예상치와 부합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슈퍼 호황'이 이어지던 2018년 4분기에 7조7천700억 원을 기록한 이후 최대 실적을 거뒀다. 파운드리 사업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또 이 회장이 지난 1993년 '삼성 신경영 선언' 이후 공들였던 스마트폰 사업부도 삼성전자의 실적을 탄탄하게 받쳐줬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부문은 매출 30조4천900억 원, 영업이익 4조4천50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6.1% 늘었고, 영업이익은 52.7%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스마트폰 신제품 흥행에 힘입어 2017년 2분기(4조600억 원) 이후 약 3년 만에 4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어렸을 때부터 가전 제품을 유난히 좋아했던 이건희 회장의 애정이 묻어 있는 소비자 가전(CE) 사업부도 '펜트업(Pent Up·억눌린)' 효과에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CE 부문의 지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14조900억 원, 영업이익은 198% 오른 1조5천6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기준으로는 매출이 38.5%, 영업이익이 113.7% 늘었다. 이는 2016년 2분기(1조 원)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 실적이다.

다른 계열사들의 3분기 실적도 기대 이상이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기와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했고, 삼성카드는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44% 늘었다. 삼성SDS 또한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이 회장은 지난 1987년 회장 취임 후 삼성을 '한국의 삼성'에서 '세계의 삼성'으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 당시 10조 원이던 매출액은 2018년 기준 387조 원으로 약 39배 늘었다. 이익은 2천억 원에서 72조 원으로 259배, 주식은 시가총액 1조 원에서 396조 원으로 396배나 증가했다.

서병훈 삼성전자 IR팀 부사장은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 회장에 대해 잠시 추모하고자 한다"고 운을 뗀 후 "이 회장님은 삼성전자를 작은 전자 회사에서 현재의 글로벌 IT 리더로 탈바꿈시킨 진정한 비전가"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 임직원 모두는 이 회장님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며 그의 유산은 영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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