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DNA메모리는 실리콘 반도체 기반 메모리의 한계를 넘어 데이터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디지털 정보를 쓰고 읽는 장치로 DNA의 염기서열을 이용한다면 현재 수준의 플래시메모리에 비해 데이터 집적도는 천 배 높고, 에너지소모는 1억 배 낮은 정보저장매체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정보는 0과1이 아니라 A(아데닌), T(티민), G(구아닌), C(사이토신)의 4진수로 저장된다.
정보생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전 세계 메모리 수요는 현재 수십 제타 바이트 수준에서 20년 뒤인 2040년에는 약 7천만 제타 바이트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플래시메모리에 저장하려면 약 1,014kg의 실리콘 웨이퍼가 필요하다. 하지만 DNA 메모리는 1kg에 전 세계의 모든 데이터를 담을 수 있을 정도로 집적도가 뛰어나다.
또한 DNA에 저장된 정보는 수 백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천홍구 교수는 하버드대학의 조지 처치(George M. Church) 교수, 이호원 박사와 함께 DNA메모리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DNA합성법을 개발, 16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논문명 : Photon-directed multiplexed enzymatic DNA synthesis for molecular digital data storage)
이번 연구는 DNA메모리의 '쓰기'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이라 불리는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가 DNA메모리의 '읽기' 기술에 해당한다면 DNA합성 기술은 '쓰기'에 해당한다. 염기서열분석 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마찬가지로 DNA합성 기술이 고도화된다면 DNA메모리도 단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천홍구 교수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DNA 합성 기술은 수용액 상태에서 DNA 합성을 가능하게 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우리 몸의 세포가 DNA를 합성하는 방법을 따라 효율적으로 DNA생산이 가능하게 했다.
기존의 DNA합성 기술은 독성의 유기용매를 사용해 환경오염 문제가 있으며, 특히 앞으로 예상되는 메모리 수요 규모의 데이터 저장을 위해서는 유기용매가 바닷물만큼 필요하다.
연구팀은 생물학적 DNA 합성 중 TdT (Terminal deoxynucleotidyl Transferase)라는 DNA 합성효소를 이용해 DNA를 효율적으로 합성, 원하는 정보를 담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빛을 이용해 DNA가 합성되는 각 부분에서의 효소 활성도를 제어함으로써 DNA 합성의 병렬처리가 가능해져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DNA메모리는 과기정통부가 지난 7월 '수공양용 드론'과 함께 '혁신도전 프로젝트' 과제로 선정할 만큼 미래지향적인 도전 과제다. 과기정통부는 DNA메모리의 합성(쓰기)과 분석(읽기) 부문의 국내 기술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낮지만 이를 시스템화해 실제로 상용화하는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뛰어나다고 판단하고 혁신도전 프로젝트로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천홍구 교수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DNA합성 기술로 저장한 음악(슈퍼마리오 게임 도입부)도 깃허브에 공개했다. 물론 DNA메모리를 실제로 읽어서 들을 수 있게 한 것은 아니라 기존 메모리로 다시 옮겨 놓은 것이다. 음악 샘플은 (https://github.com/dwiegand740/Photon_Enzymatic_Synthesis)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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