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은혁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에 대한 동학개미들의 매수세가 식을 줄 모른다. 최근 증권가에서 제주항공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하고 있음에도 저가매수 기회로 판단한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여행재개 시점이 불투명한 데다 전 세계 항공사들이 유례 없는 타격을 입어 시장상황 재편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7일까지 개인들은 제주항공을 약 90억원 어치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들과 기관은 각각 3억원, 78억원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주가는 1만2천900원에서 1만3천200원으로 2.32% 상승하면서 사실상 개인 투자자가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제주항공 주가는 지난 7월16일 장중 1만8천250원을 기록하면서 최근 3개월래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후 외국인과 기관들이 팔아치우면서 지난달 1일 장중 1만2천200원까지 떨어졌지만 전날 1만3천300원까지 회복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입은 제주항공은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2천652억원에 영업손실 1천511억원, 순손실 2천20억원이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62.4%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증권가에선 제주항공의 실적 회복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대신증권 하이투자증권 SK증권, KB증권 4곳이 제주항공에 대한 목표주가를 유지하거나 하향했다. 이들 증권사가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1만4천500원에 불과하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여파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진 가운데 국제선 여객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노선별로는 국제선 수요가 여전히 부진해 3분기 실적도 지난 2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제주항공 현금흐름이 나빠지면서 정부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시장에선 분기 실적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한 향후 항공산업의 구조조정과 각 항공사들의 현금흐름 및 재무 리스크에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이 지난 8월 약 1천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성공해 2분기 말 보유 현금까지 감안할 경우 2천400억~2천500억원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향후 12개월 선행 영업현금흐름(EBITDA)은 마이너스(-) 800억~900억원이며, 이자비용은 6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입금에 대한 금융기관의 상환 연장이 이뤄진다면, 향후 1년간 현금 유동성은 충분하겠지만 1년내 상환해야 할 차입금 2천600억원을 고려할 때 자금상황은 넉넉치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향후 12개월의 영업 및 금융비용 관련 필요 현금으론 1천400억~1천5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류은혁 기자 ehryu@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