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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실제 농도와 체감도가 다른 이유


연도별 겨울철~봄철 평균 PM10 농도와 인터넷 검색량. 붉은 실선은 황사가 발생한 날을 제외하고 계절 평균한 값이며 주황색 점선은 황사 발생일을 포함한 평균값이다. 해당연도 PM10 평균값은 그해 11월부터 그 다음해 5월까지 PM10 농도를 평균한 값이다. 회색 음영은 구글 및 네이버에서 “미세먼지”로 검색한 검색량 데이터의 상대적 수치를 나타낸다. [포스텍]
연도별 겨울철~봄철 평균 PM10 농도와 인터넷 검색량. 붉은 실선은 황사가 발생한 날을 제외하고 계절 평균한 값이며 주황색 점선은 황사 발생일을 포함한 평균값이다. 해당연도 PM10 평균값은 그해 11월부터 그 다음해 5월까지 PM10 농도를 평균한 값이다. 회색 음영은 구글 및 네이버에서 “미세먼지”로 검색한 검색량 데이터의 상대적 수치를 나타낸다. [포스텍]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대중이 체감하는 대기질은 이와 다르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미세먼지 문제가 부각되지 않았지만 작년 봄까지만 해도 미세먼지는 국가적으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중대한 환경이슈의 하나였다.

위의 그래프에서 보듯이 2012년 이전에는 미세먼지라는 단어가 대중적으로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구글에서 '미세먼지'를 검색한 데이터가 2012년 이전에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반면 2013년 겨울철부터 2014년 봄철 사이에 미세먼지 검색량 데이터가 갑자기 증가했다.

포스텍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 유영희 연구교수팀은 구글과 네이버에서 검색한 검색량 데이터와 대기질 체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들을 함께 이용해 대중이 어떻게 대기질의 심각도를 인지하고 있는지, 또 실제 관측된 대기오염 농도와 어떻게 다른지를 연구해 ‘환경연구회보(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 최신호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대기질 인지도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설문조사를 통한 조사연구로 표본 집단의 크기 및 성격에 제약을 받았다. 또한, 실시간으로 조사를 진행할 수 없어 과거에 이미 일어난 사례에 대해 대중의 대기질에 대한 인지도를 심도 있게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검색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세먼지 농도, 가시거리, 망각의 쇠퇴 이론을 적용해 대중의 대기질 인지도(air quality perception index)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모형을 개발했다.

그 결과, 대기질 인지도는 미세먼지 농도뿐만 아니라 가시거리, 과거 경험에 기반한 기억의 쇠퇴 지수, 그리고 며칠간 기억한 대기질 인지도를 누적한 값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대중이 체감하는 대기질은 그날의 미세먼지 농도와 가시거리뿐만 아니라 며칠 동안 경험한 대기질에 영향을 받는다. 만약 나쁜 대기질이 며칠 동안 지속되는 상황이면 대중은 대기질이 매우 나쁘다고 인지할 수 있다.

특히, 2014년 2월 하순에 7일 동안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 사례가 대중의 대기질에 대한 인식을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됐다.

대기질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을 때 (low awareness) 적용할 수 있는 경험 모델에 의해 시뮬레이션 된 대기질이 나쁘다고 인식한 날의 수. 2013년 11월부터 2014년 5월 사이에 (모델로부터 추정된) 대중이 대기질이 나쁘다고 인식한 날은 40일이다. [포스텍]
대기질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을 때 (low awareness) 적용할 수 있는 경험 모델에 의해 시뮬레이션 된 대기질이 나쁘다고 인식한 날의 수. 2013년 11월부터 2014년 5월 사이에 (모델로부터 추정된) 대중이 대기질이 나쁘다고 인식한 날은 40일이다. [포스텍]

대기질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과거에 대해 경험 모형을 적용한 결과, 대중이 인지하는 대기질은 2013년~2014년에 가장 나빴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13년~2014년에 관측된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실제로 그리 높지 않았다. 이는 대기질에 대한 인식이 낮았을 때 대중은 감각적 정보인 가시거리에 더 의존해 대기질을 가늠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사례 이후 대기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져 대중은 가시거리보다 관측된 미세먼지 지수에 더 기반해 대기질을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대중이 느끼는 미세먼지 심각도가 실제 관측된 농도와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체감하는 대기질 역시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대기질을 나쁘게 느끼면 우울감 상승, 천식 증상 악화 등 심리적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유영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대중의 미세먼지 인지도 변화를 이해하고 예측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며 “특히 여러 날에 걸쳐 대기질이 나쁠 것으로 예상될 때, 보다 적극적으로 오염물질 배출을 규제하는 정책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승기 교수는 “이 연구는 미세먼지에 대한 대중 인지도의 변화를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량적으로 평가한 첫 연구”라며 “실제 측정된 대기질과 대중이 인지하는 대기질의 심각도가 어떻게 다른지를 안다면, 이를 바탕으로 더 효율적인 대기질 개선 정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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