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미래통합당이 코로나19 대규모 재확산의 진원으로 부상한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 목사, 8·15 광화문 집회와 거리두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강경 보수 소위 '태극기 세력'의 주요 그룹인 이들과 직전 당 지도부는 물론 당내 일각의 긴밀한 관계 때문이다. 최근 상승 추세인 당 지지세가 코로나19 재확산을 계기로 급락 반전할 수 있어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18일 "전광훈 목사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정부의 방역 시책에 협조하지 않은 채 공동체의 안위마저 위협하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는 비판 논평을 발표했다.
그는 "전광훈 목사가 특히 확진 이후 취한 행동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비판받아 마땅하며 책임 있는 자리에서, 책임 있는 행동을 못한 데 응분의 조치가 따라야 한다"며 "통합당은 전광훈 목사와 아무 관계가 없다. 함께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오전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광화문 집회를 사실상 방조한 데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주장한 데 대해선 "말이 안 되는 걸 굳이 엮으려고 애쓰는 게 안쓰러워 보인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김은혜 대변인이 "통합당과 관계 없다"고 했지만, 이는 2월 창당 이후 공식적인 차원이다. 새 지도부가 들어서기 전인 황교안 전 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시절 지도부가 전광훈 목사 등이 주도한 광화문 일대 보수 집회에 수시로 참석했다. 황교안 전 대표의 경우 올해 초 전광훈 목사에 대한 법원의 불법·폭력집회 구속영장 심사 당시 "종교탄압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적극 두둔하기도 했다.
올해 2월 유승민계, 안철수계 일부 의원들의 합류로 미래통합당이 창당된 이후 당 지도부가 소위 태극기 세력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당내 강경 보수 지지자들이 적잖은 가운데 황교안 전 대표 측근인 민경욱 전 의원, 김진태 전 의원 등 당내 인사들이 8·15 광화문 집회 주최 측이기도 하다. 현역 의원으로선 홍문표 의원이 집회 현장을 찾기도 했다.
당시 집회의 경우 1만명 이상 대규모 인원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코로나19 방역태세와 관련해 초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18일 낮 1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는 457명으로 이 교회는 물론 보수 기독교, 시민단체가 대거 참여한 광화문 집회 자체가 지난 2월 신천지 교회 사태 이후 코로나19 확산 중대 기점으로 떠올랐다.
오히려 참가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경욱 전 의원은 8·15 집회 직후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문제가 되자 "오늘 하루 해운대 피서객 26만명, 부산 전체 해수욕장 86만명을 수영복 입은 채로 전부 검사하고 의법 처리하라"고 맞섰다. 당 중진 정진석 의원은 "특정 교회, 특정 종교인 공격은 코로나 저지에 도움이 안 된다"고 거들었다.
당 지도부 차원에선 곤혹스런 상황이다. 모처럼 정부와 여당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발로 일부 여론조사에선 당 지지율이 민주당에 앞설 만큼 기세가 올랐다. 코로나19 재확산 책임론이 부각되는 데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셈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18일 "여당이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이용해보려고 쓸데 없는 소리를 한다. 유치한 정치 그만하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방역적 측면에선 광화문 집회가 잘못된 것"이라면서도 "청와대와 여당이 집회 참석자들의 엄중한 메시지를 새겨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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