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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街 2·3세가 뛴다] 일양약품의 '장남사랑'…정유석 副뗀 3세시대 여나


정유석 부사장 3.83% 지분 미미… 취약한 지배구조는 숙제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신념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유독 강하다. 유난히 전문경영인이 드물고 2~4세로의 경영승계가 활발해서다. 최근 분위기는 더 심화하는 분위기다. 제약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맨손으로 오늘날의 제약업계를 일군 창업 1세대 퇴진과 함께 그 자녀들이 대거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다.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기 마련이다. 아이뉴스24에서는 [제약街 2·3세가 뛴다]는 기획을 통해 젊은 경영인의 뒤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국내 최초 인삼드링크 '원비디'로 알려진 일양약품의 3세 정유석 부사장이 입지를 굳히며 3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어 업계 안팎의 눈길을 끈다. 고(故) 정형식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도언 회장의 장남이다.

1976년생인 그는 뉴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일양약품에는 2006년 마케팅담당 과장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재경·해외 사업 등의 업무를 맡으며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입사 12년만인 지난 2018년 부사장으로 경영 보폭을 넓혀 나갔다.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와 세대교체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읽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1946년에 설립돼 1974년에 상장된 일양약품은 전문의약품 항궤양제, 제산제 등을 주요 품목으로 하는 중견 제약사다. 소비자들에게는 인삼 자양강장 드링크 '원비디'와 영지버섯 드링크 '영비천' 등이 유명하다.

일양약품의 계열회사로는 국내 법인 일양바이오팜과 중국 현지 법인 양주일양 제약유한공사, 통화일양 보건품유한공사, 일양한중(상해)무역유한공사 등을 두고 있다. 의약품 등의 제조 및 유통을 맡고 있다.

일양약품의 3세 정유석 부사장이 입지를 굳히며 3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어 업계 안팎의 눈길을 끈다.
일양약품의 3세 정유석 부사장이 입지를 굳히며 3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어 업계 안팎의 눈길을 끈다.

일각에선 오너 일가의 취약한 지배구조는 풀어 나가야 할 숙제로 꼽는다.

현재 2세 경영인인 정도언 회장의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5.70%로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향후 상속 및 증여에 필요한 세금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더 떨어질 우려도 적지않다. 오너 일가가 대표이사 교체 등 특별 결의사항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3분의 1 이상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지배구조가 취약한 셈이다.

이 때문에 3세로 승계 작업이 업계에서 가장 더딘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회장이 70대에 접어들었지만 정 부사장의 지분은 5% 미만인 3.83%로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정 부사장은 올해 초 사내이사에 4연임까지 성공하며 오너 3세로서 차기 승계 지위를 공고화했다. 일양약품 해외사업 및 국내 마케팅 본부장으로 활약에 이어 중국법인 경영에도 참여하며 내실을 다져나가고 있다.

정 회장의 차남이자 정 부사장의 동생인 정희석(1978년생)씨는 일양약품 계열사인 일양바이오팜 대표로 재직 중이다. 정씨의 일양약품 보유 주식수는 지분율 0.02%에 불과하다.

일양약품은 연결 기준 지난 1분기 매출액 716억원, 영업이익 68억원, 순이익 53억원을 기록했다. 수출과 중국법인의 동반 부진으로 전년대비 모두 쪼그라든 수치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30% 가까이, 매출액은 7% 감소했다.

올해 '코로나19'라는 변수의 돌파구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영업을 하는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활동이 위축됐고 환자들도 병원을 찾지 않다보니 의약품 수요 자체도 줄어서다. 더구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지난해 실적 유지는 어려울 것은 물론이고 마이너스 성장까지 우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산업 가운데 가장 오래된 업종으로 꼽히는 제약업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면서 "창업자의 손자인 3세 경영인이 전면에 나서 회사를 이끌거나 경영 전반에 속속 등장하는 추세"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1세대는 어려운 환경에서 기업을 창업했다는 평가에 2세들은 기업을 번창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3세들은 이제 막 경영진에 합류했기 때문에 어떤 평가를 받기에는 시간이 충분치 않다"면서 "다만 비교적 젊은 데다 글로벌 경험이 풍부한 3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오면서 보수적인 업계 분위기도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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