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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街 2·3세가 뛴다] 18년 만의 샐러리맨 신화…용퇴 앞둔 셀트리온 서정진


"아들에게 경영 안 맡긴다" 소유와 경영 분리선언…전문경영인 체제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신념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유독 강하다. 유난히 전문경영인이 드물고 2~4세로의 경영승계가 활발해서다. 최근 분위기는 더 심화하는 분위기다. 제약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맨손으로 오늘날의 제약업계를 일군 창업 1세대 퇴진과 함께 그 자녀들이 대거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다.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기 마련이다. 아이뉴스24에서는 [제약街 2·3세가 뛴다]는 기획을 통해 젊은 경영인의 뒤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올해 은퇴를 하기 때문에 마지막 인사가 될 것 같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고 선언했다. 1957년생인 서 회장이 올해 용퇴를 결정한 이유는 남들보다 한 발자국 먼저 움직여야 기회를 잡는다는 개인적 신념과 경험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 회장의 말대로라면 올해 말 회사를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 자신의 아들에게는 이사회 의장을 맡겨 회사의 미래를 고민하는 역할만 맡길 예정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19일 업계에 따르면 서 회장은 삼성전기에서 평범한 회사원으로 시작해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눈에 띄어 대우자동차 상임경영고문을 지냈다.

그룹 해체로 2000년 실직을 경험했다. 미국에서 우연히 알게된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사업이 유망할 것이라는 정보를 듣고 서 회장은 2002년 셀트리온을 설립했다.

결국 2010년대에 들어서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빛을 보게 됐고, 셀트리온은 시가총액 43조원 규모의 회사로 급성장하게 됐다. 회사 설립 불과 18년 만의 성과다.

18년이 지난 지금 샐러리맨 신화를 쓴 그가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 그의 은퇴발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월 4일 신년회에서 서 회장은 "2020년 말에 은퇴하겠다"며 "은퇴 전까지 의약품 글로벌 직접 판매 체계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했다.

서 회장은 "샐러리맨 생활부터 그룹 총수 자리까지 와보니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나갈 때를 아는 것"이라며 "최근 들어 다른 회사의 회장님들을 만날 기회가 잦은 데 은퇴 후에는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은퇴 후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두 아들에게는 이사회 의장을 시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30대인 자녀들의 경영권 승계작업은 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상태다.

대기업의 '소유-경영 분리'를 직접 언급한 만큼 샐러리맨 신화에 서정진式 경영신화에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대기업의 '소유-경영 분리'를 직접 언급한 만큼 샐러리맨 신화에 서정진式 경영신화에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현재 장남과 차남은 모두 셀트리온에서 근무 중이다. 1984년생인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은 서울대 동물자원학과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졸업했다. 2014년 셀트리온 생명공학연구소에 입사해 생명공학 1 연구소장 등을 맡았다. 2016년 셀트리온스킨큐어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2017년 10월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이사에 취임했다가 지난해 4월 셀트리온 제품개발부문장으로 합류했다.

1987년생인 차남 서준석 셀트리온 이사는 입사 2년 만에 과장에서 이사로 승진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서 이사는 2017년 박사급 과장으로 셀트리온연구소에 입사했고, 공장 증설을 담당하는 운영지원담당부서 담당장으로 근무했다.

대기업의 '소유-경영 분리'를 직접 언급한 만큼 샐러리맨 신화에 서정진식(式) 경영철학이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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