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가운데 일단 초점은 검찰수사심의위원회로 재계 안팎의 눈과 귀가 쏠린다.
검찰의 영장 청구가 정당했는지, 향후 기소 필요성이 있는지에 관해 외부 판단을 받는 '부의심의위원회'가 11일 열린다. 여기서 소집이 결정된다면 수사심의위원회는 2주 안에 이 부회장 기소에 대한 적절성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
앞서 이 부회장 측은 지난 2일 기소 여부를 수사심의위에서 판단해달라며 소집 신청서를 냈다. "이 사안이 과연 기소할 만한 사건인지를 검찰이 아닌 시민들이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1년 8개월 동안 110여명에 대해 430여 차례 소환조사를 벌이고 50여건의 달하는 압수수색 벌였으며 수사 심의까지 신청한 상황에서 청구한 영장이 기각됐다는 점을 들어 ‘무리한 수사’라는 주장을 논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중앙지검은 부의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부회장 사건을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 회부할지 여부를 논의한다. 회의 과정은 공개되지 않는다. 당사자 출석 없이 사건 기록과 의견서를 토대로 결정을 내린다. 부의심의위원회는 검찰 시민위원 중 무작위로 선정된 15명으로 구성된다. 부의심의위에서 소집이 결정되면 검찰총장은 수사심의위를 소집해야 한다.
검찰과 변호인의 의견 진술을 거쳐 수사심의가 기소 여부를 판단하더라도 이는 권고적 효력이라 검찰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동안 수사심의위를 거친 8건의 사건은 검찰이 모두 의결 내용대로 처분했다.
향후 수사심의가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가 부당하다는 결론을 낼 경우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했다는 삼성 측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된다.
아울러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면서 재판에서 다툴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만큼, 검찰이 불기소 카드를 검토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분석도 적지않다.
검찰이 이 부회장에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며 삼성이 기선제압에 나선 모양새다. 이 부회장 측은 향후 수사심의위에서 합병 등 승계 과정에 전혀 불법이 없었고 이 부회장이 보고받거나 관여한 바도 없다고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 경제 위기 속 경영 위축이 우려된다는 등의 논리를 적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도 기각 결정 직후 "법원의 기각사유는 '기본적 사실관계 외에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 등 범죄혐의가 소명되지 않았고, 구속 필요성도 없다'는 취지"라며 "향후 검찰 수사 심의 절차에서 엄정한 심의를 거쳐 수사 계속과 기소 여부가 결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에 검찰은 합병 등 승계 과정에 단계별 불법이 있었고 이 부회장이 보고받거나 관여했다는 점을 강조할 전망이다. 검찰은 법원의 결정 직후 "영장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향후 수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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