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홈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일부 매장 매각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노동조합(노조)이 이를 '밀실 매각'이라며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홈플러스 안산·둔산·대구점을 매각하고 그 자리에 주상복합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안산점은 NH투자증권이 매각을 주관하고, 대구·둔산점은 딜로이트안진이 주관사로 선정됐다.
노조는 이를 '밀실 매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폐점이 진행될 경우 대량 실직 사례가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노조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 이 때 수천 명의 노동자를 거리로 내모는 이번 폐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내팽개친 반노동행위"라며 "특히 매각 1순위로 선정된 안산점은 전체 홈플러스 매출순위 25위권 이내의 '알짜 매장'인데, 이 같이 멀쩡한 매장을 폐점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업계는 이 같은 MBK파트너스의 행보를 자금 회수를 위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 홈플러스는 지난 2016년 3월~2019년 2월 기간 동안 당기순이익 7천332억 원을 기록했지만, MBK파트너스에는 1조2천130억 원의 배당을 진행한 바 있다.
노조는 지난해 경영 부진으로 더 많은 배당금을 챙기지 못한 MBK파트너스가 점포 매각으로 손실분을 메꾸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기존 매장·부동산·부지 등을 매각해 부채상환과 배당금에 활용함에 따라 매장임차료 비용이 급증했고, 영업이익이 갈수록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노조는 오는 3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밀실매각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할 방침이다. 또 이 자리를 빌려 홈플러스의 경영 정상화를 촉구하겠다는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경영부진의 책임을 노동자에 떠넘기고 자기 배만 불리려는 MBK파트너스의 비도덕성을 두고 볼 수 없다"며 "기업사냥꾼이 더이상 우리 사회에서 발붙이지 못하도록 경고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3개 점포 매각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반박했다. 자산 유동화를 통해 유동성 리스크 최소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는 초기 단계로 방식 및 시기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또 직원 이동배치 등은 매각이 결정된 후 검토될 사안으로, 현 시기에서 해고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위기국면 타개를 위해 유동성 리스크 최소화 방안에 자산 유동화가 포함돼 있지만, 초기 단계로 확정된 것은 없다"며 "이미 2년전 무기계약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만큼, 이들을 유지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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