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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명암 엇갈린 서경배·차석용…'코로나19'에 1Q 희비교차


LG생건 '선방' vs 아모레 '가능성 확인'…해외·온라인 승부처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수 년 동안 '뷰티 맞수'로 경쟁을 펼쳐온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의 명암이 또 다시 엇갈렸다. 럭셔리 라인업의 활약 속 타격을 최소화한 LG생활건강과 달리, 아모레퍼시픽은 대부분 계열사가 역성장을 기록하며 아쉬운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에스쁘아 제외 전 계열사 역성장 아모레…디지털 채널 성장 가능성 확인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분기 매출 1조2천793억 원, 영업이익 679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1%, 영업이익은 66.6% 줄어든 수치다. 또 당기순이익은 41.9% 감소한 948억 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영업이익 1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천709% 성장을 기록한 에스쁘아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가 실적 저하를 겪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줄어든 1조1천309억 원, 영업이익은 67% 감소한 609억 원을 기록했다. 에뛰드는 적자전환했으며, 이니스프리·에스트라·아모스프로페셔널의 영업이익도 각각 76%, 42%, 21% 줄었다.

해외 사업에서도 부진이 이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분기 해외 매출 3천73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8% 줄어든 수치며, 영업이익은 적자전환됐다.

아모레퍼시픽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저조한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아모레퍼시픽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저조한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다만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디지털 채널에서의 성장세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면세, 백화점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이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아 영업이익 하락을 피할 수는 없었지만, 국내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늘었다는 설명이다. 또 중국 온라인 시장에서도 50% 이상 성장세를 보여 '온라인 강세'를 이어갔다.

해외 채널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중국에 설린 아이크림을, 태국에 설화수 진설명작 라인을 출시하며 안티에이징 카테고리에 진출했으며, 북미 시장에서는 멀티브랜드숍과 온라인 채널에서의 라네즈, 이니스프리가 성장 가도에 올랐다. 또 '라네즈 립 슬리핑 마스크X넷플릭스 콜라보' 등 세포라 전용 상품도 출시하며 현지 공략에도 성공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향후 해외 시장에서의 채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맞춤형 화장품 기술 개발, 국내 디지털 체질 개선 등의 조치를 적극 취해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남은 한 해 동안 실적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뷰티 매출 타격 최소화' LG생할건강…역대 최대 1분기 실적 달성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아모레퍼시픽과 달리 LG생활건강은 역대 최대 1분기 실적을 달성하며 60분기 연속 영업이익 상승을 이어갔다. 뷰티 부문에서는 매출 하락을 겪었지만 타격을 최소화했으며, 생활용품·음료 사업의 흑자로 이뤄낸 성과다.

LG생활건강 뷰티 부문은 지난 1분기 매출 1조665억 원, 영업이익 2천21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 10% 감소한 수치다. 또 매출은 같은 기간 1조1천309억 원을 기록한 아모레퍼시픽에 비해 다소 낮았지만 영업이익은 아모레퍼시픽의 609억 원에 비해 4배 가까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라인업의 활약 속 1분기 타격을 최소화했다. [사진=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
LG생활건강은 럭셔리 라인업의 활약 속 1분기 타격을 최소화했다. [사진=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

LG생활건강 뷰티 부문은 아모레퍼시픽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입었다. 중국 시장의 위축으로 매출이 떨어졌으며, 대표 브랜드인 '후' 역시 8% 가량 매출이 줄어들었다. 또 외국인 관광객의 급감으로 주요 채널인 면세점이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다만 코로나19의 영향력이 본격화기 전인 1~2월 견고한 성장을 이어갔고, '숨', '오휘'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높은 수요를 기반으로 견조한 실적을 거둔 데 힘입어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특히 각 브랜드들의 초고가 라인인 '로시크숨마'와 '더 퍼스트'는 각각 13%, 52% 성장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으며, 더마화장품 브랜드 'CNP'도 13%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또 뷰티 부문의 실적 저하를 생활용품·음료 부문이 메꿔 성장을 견인했다. 실제 이 두 부문은 코로나19를 오히려 기회 삼아 각각 영업이익 50.7%, 43.9% 성장을 기록했다. 생활용품은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반면 위생용품 수요가 증가하는 시장 변화를 잡아내 손 세정제 등 항균 위생용품으로 시장을 공략했으며, 음료는 배달음식 수요가 늘며 실적 증가를 기록했다.

◆업계 "LG생건 실적 이례적…승부는 '해외·온라인·내수'에서 갈린다"

업계는 이 같은 뷰티업계 '빅 2'의 실적에 대해 양사 모두 악재 속에서도 '선방'하며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은 비록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하더라도 타격을 최소화한 것이며, LG생활건강 뷰티 부문이 이례적으로 높은 실적을 기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실적은 증권가의 기대치보다 낮더라도, 3월 면세점 매출이 대부분 증발한 것을 감안하면 예상 대비 '선방'을 기록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LG생활건강의 실적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두 '맞수'의 승부가 해외 및 온라인 시장에서 갈리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코로나19가 국제적 사태로 확산돼 단기간 수습이 어려워진 상황인 만큼 면세점 등 기존 채널에서의 판매량 회복을 단기간에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업계는 해외,온라인,내수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올해의 주요 전략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바라봤다. [사진=아이뉴스24 DB]
업계는 해외,온라인,내수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올해의 주요 전략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바라봤다. [사진=아이뉴스24 DB]

이에 해외 현지 시장에서의 직접 판매량을 끌어올림과 함께, 더욱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온라인 시장을 성공적으로 '선점'하는 업체가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내수 시장이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보복 소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내수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전략도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면세점 시장에서의 회복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해외 현지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온라인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업체가 '승자'로 자리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 내수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이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도 지속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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