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위협하던 3자 주주연합(조현아·KCGI·반도)에 한판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조원태 체제’를 공고히 하며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지만 계속되는 3자 연합의 경영권 위협은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제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조 회장 측과 3자 주주연합은 각각 사내·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며 표 대결을 벌였다.
조 회장의 이번 승리는 델타항공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대한항공과 오랜 협력 관계를 이어온 델타항공은 지난해 한진칼 주식을 10%까지 늘리며 조 회장에게 힘을 보탰다. 올해 들어서도 추가로 지분을 매수하며 지분율을 14.9%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지키게 된 조 회장은 주주들의 신임을 바탕으로 ‘조원태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작업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을 위기에서 건져내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유휴자산 매각 작업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소유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3만6642㎡) 및 건물(605㎡) ▲대한항공이 100% 보유한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 운영사 왕산레저개발 지분 ▲칼호텔네트워크 소유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파라다이스 호텔 토지(5만3670㎡) 및 건물(1만2246㎡) 등의 매각 계획을 발표했었다.
다만 장기전을 대비해온 3자 연합의 경영권 위협은 앞으로도 골칫거리가 될 예정이다.
올해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 격차는 10%p에 가까웠다. 또한 대한항공 사우회 등(3.8%)을 비롯해 카카오(약 1%), GS칼텍스(0.25%), 한일시멘트(0.39%), 경동제약(0.02%) 등도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됐다.
3자 연합이 확보한 지분율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 KCGI 17.29%, 반도건설 5% 등 총 28.78%에 그쳤다. 반도 측 지분율은 당초 8.20%였지만 법원이 의결권 행사 지분을 5%로 제한하면서 양측의 지분율 격차가 3.67%p로 벌어졌다.
올해 주총은 조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됐지만 임시주주총회가 개최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3자 연합이 꾸준히 지분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3자 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KCGI 18.74%, 반도건설 16.90%, 조 전 부사장 6.49% 등 총 42.13%까지 늘어났다. KCGI는 보유하고 있던 ㈜한진 지분을 일부 매각해 현금을 마련했고, 한진칼 배당금까지 받게 되는 만큼 추가로 지분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회장의 ‘백기사’ 델타항공도 지분을 14.9%까지 늘린 상황이지만 15%를 넘기게 되면 기업결합신고를 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는 만큼 추가 매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조 회장 우군으로 분류됐던 카카오는 오히려 한진칼 지분을 매각하는 상황인 만큼 우호지분이 더 낮아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이 직접 지분 확대에 나설지도 관심거리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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