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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코로나19에 우는 대형마트, 삼삼데이 대목은 옛말


다양한 프로모션 준비 불구 인적 드물어…양돈업계는 악재 속 한숨 돌려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형마트가 준비한 '삼삼데이' 프로모션이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모이는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을 꺼려하면서다.

그나마 양돈업계는 가정 내 돼지고기 소비 증가에 힘입어 연이은 악재에서 한 숨 돌리며 위안을 삼는 모습이다. 이는 대형마트보다는 집에서 가까운 정육점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다.

3일 오후 찾은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 마트도 코로나19의 여파를 여실히 실감한 자리였다. 주차장은 진입과 거의 동시에 빈자리가 쉽게 눈에 띄었고 매장 내부에서 쇼핑을 온 일부 소비자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 바삐 발걸음을 옮겨 삭막함을 자아냈다.

서울 용산구의 대형마트 내 '삼삼데이' 프로모션 코너에서 소비자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서울 용산구의 대형마트 내 '삼삼데이' 프로모션 코너에서 소비자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더욱이 '삼삼데이'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 돈육 코너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몇몇 소비자가 지나치며 고기를 살펴보거나 소량으로 구매해 가는 경우는 있었지만, 일반적 대형마트 프로모션 매대에 비해서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매장 직원도 과거와 비교하면 인적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 코너에서 삼겹살을 구매해 가던 소비자 A 씨(61·여)는 "회사가 재택근무를 지시해 딸이 집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바깥을 다니지 못해 힘들어하는 것 같아 안쓰러운 마음에 고기라도 사서 구워주려고 나왔다"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온 게 부담스럽고 조금 무서운 것은 사실"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프로모션 코너 외 일반 정육 코너도 인적이 드물었다. 또 매장 입구에는 '마스크 품절'을 알리는 공지문이 붙어있고, 매장 곳곳에 코로나19 관련 안내문이 쉴 틈 없이 설치돼 있어 극도로 경직된 시장 상황을 간접적으로 증언했다.

매장 입구에 부착돼 있는 마스크 품절 안내문. [사진=이현석기자]
매장 입구에 부착돼 있는 마스크 품절 안내문. [사진=이현석기자]

개인 단위 정육점도 '삼삼데이' 특수가 적은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많은 사람이 오가는 만큼 코로나19 '낙인효과'로 매출 직격탄을 맞은 대형마트들과는 다소 다른 상황이었다.

서울 관악구에서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B 씨(45·남)는 "지난주부터 농협, 한돈 농가 등과 협의해 삼겹살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는 있지만 크게 많이 팔리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그래도 외식을 하러 나가는 사람들이 줄어들었고, 많은 사람이 한 번에 오가는 매장은 아니어서 그런지 고기는 평소보다 잘 팔린다"고 설명했다.

실제 양돈농가는 이 같은 오프라인 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한숨을 돌리는 모양새다. 실제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일 돼지고기의 kg당 도매가격은 4천205원 수준이다. 이는 평년 수준보다 다소 높은 것이며, 연중 최저가였던 지난 1월 23일의 2천21원 대비 2배 이상 오른 수치다.

이에 대해 양돈업계도 B 씨와 같은 의견을 내놨다. 지난해 9월 ASF 발생 후 돼지고기 소비가 위축됐고, 1월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해 시장이 더욱 침체됐지만 오히려 집에서 돼지고기를 먹는 경우가 늘어나며 소비가 촉진되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돈업계 관계자는 "1월을 기점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바닥을 찍고 어느 정도 예년 수준을 회복한 것이 사실"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더 큰 피해가 발생할까 걱정이 컸지만, 많은 소비자가 돼지고기를 찾아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루 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정리돼 외식 경기도 다시 활력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마스크를 착용한 소비자들이 마트 매장 내부에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마스크를 착용한 소비자들이 마트 매장 내부에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유통업계의 적극적 프로모션도 힘을 보탰다. 실제 유통업계는 '삼삼데이'를 맞이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해 왔다. 이마트는 이날 행사 카드로 구매하는 고객에게 삼겹살을 정상가 대비 30% 할인 판매하며, 국민카드로 구매할 경우 10% 추가 할인을 적용해 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롯데마트도 오는 4일까지 프로모션 카드로 결제하는 소비자에게는 20% 할인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마켓컬리는 '삼삼데이'를 맞아 오는 6일까지 고품질 돼지고기를 최대 30% 할인하는 '우리 돼지고기 위크(WEEK)'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NS홈쇼핑, 인터파크 등 이커머스·홈쇼핑 업계에서도 유관 행사가 전개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삼삼데이' 프로모션은 코로나19로 경직된 시국에 진행되고 있지만, 다양한 혜택이 준비된 만큼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으면 좋겠다"며 "프로모션이 연이은 악재 속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업계와 양돈농가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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