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중국산 맥주들이 최근 몇 주간 매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일본 맥주 불매운동 여파로 반사이익은 여전해 작년보다 매출은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편의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최근까지 중국산 맥주(칭다오)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월 대비 매출감소세가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19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A편의점의 중국 맥주 매출신장률은 전월 동기 대비 45.9%나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B편의점에서도 같은 기간 동안 전월 대비 20.6% 줄었다.
한 대형마트에서도 중국산 맥주의 인기는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슈가 본격화됐던 설 연휴 직후인 1월 28일부터 2월 12일까지 '칭다오' 등 중국 맥주 매출은 2주전 대비 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입 맥주가 2.4%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칭다오 매출 감소율은 '코로나19' 초반에 평균보다 더 높게 나타났지만, 최근 들어 전주 대비 매출 감소폭이 대폭 줄었다"며 "오히려 지난해보다 매출 증가세는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A편의점에 따르면 '슈퍼 전파자'로 불리는 31번 확진자가 나타난 지난달 18일부터 26일까지 중국산 맥주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나 증가했다. 전주 대비 감소폭도 1.4%에 불과했다. B편의점에서도 지난해보다 20.3% 늘었고, 전주 대비 매출감소세는 0.5%에 그쳤다. C편의점 역시 중국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
반면 일본 맥주는 여전히 하향세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 여파로 수입액은 전년 대비 절반 가량 줄어든 3천976만 달러에 불과했다. 일본 맥주의 빈자리를 차지한 중국 맥주 수입액은 2018년 4천91만 달러에서 지난해 4천346만 달러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해 중국에서 한국 제품들이 불매 운동으로 고통 받고 있을 때도 중국산 맥주는 국내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며 "일본 맥주와 중국 맥주 모두 정치적 이슈에 얽혀 있었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이 대조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칭다오'가 중국 맥주 인기를 주도하며 시장을 이끌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 가늠할 수 없게 됐다"며 "중국산 맥주가 그동안 일본 맥주에 대한 반사이익을 누렸지만, 중국산 식재료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되면 '칭다오' 등 중국 맥주들도 점차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칭다오'를 수입·판매하며 최근 몇 년간 급속도로 성장한 비어케이는 대외 마케팅 활동을 중단하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상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 마케팅 활동을 펼치게 되면 소비자들에게 자칫 반감을 줄 수도 있어서다. 지난해 5월 '슈퍼엑스'로 국내 시장 진출을 노렸던 중국 화윤설화맥주는 공식 마케팅 활동을 거의 접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맥주를 수입하는 업체들이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나게 돼 고민이 많아졌다"며 "이번 일로 맥주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꺼리는 소비심리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도 관련 업체들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