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기업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유리기판에 이어 컬러 감광재 등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고 배터리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나선 것이다. 이를 통해 전지사업을 오는 2024년까지 전체 매출의 50% 수준인 31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중국 요케테크놀로지의 자회사인 시양인터내셔널과 감광재 사업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은 충북 청주 일부 생산설비와 지적재산 등을 580억원에 매각한다. 컬러필터 감광재는 LCD에서 색을 표현하는 핵심 소재다.
이번 매각은 LG화학이 지난해부터 추진하는 '탈 LCD' 전략 중 하나다. LG그룹은 현재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저가공세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LCD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으로 사업을 전환하고 있다.
이에 LG화학은 지난 3월 LCD 유리기판 사업을 전격 철수했다. LG화학은 지난 2012년 유리기판 공급능력 확대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경기 파주시에 신규 시설투자를 결정했다. 2천700억원을 투자했고 2014년까지 2년간 총 7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시황 악화로 추가 증설투자를 집행하지 않았다.
이후 LG화학은 유리기판 사업부 매각을 위해 미국 코닝과 개별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사업철수를 결정했다. LCD에는 유리기판이 두장, OLED 패널에는 한장이 들어간다. 유리기판은 색과 빛이 발생하는 소재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LG화학 관계자는 "중국 내 급격한 생산설비 증가 등으로 전방산업의 시황이 계속 악화했다"며 "LCD 유리기판 사업 확대 기회를 모색했으나 국내 주요 LCD 생산 시설투자 감소 등으로 사업이 회복세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 판단해 부득이하게 철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편광판 사업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편광판은 LCD 패널 앞뒤에 부착해 빛 통과 혹은 차단을 가능하게 하는 필름이다. LG화학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편광판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했다. 투자업계에서는 LG화학 편광판 사업 매각금액을 약 1조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LG화학은 사업 매각자금을 배터리 사업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지난해 자동차 전지 설비투자에 3조8천억원을 집행했으며 올해도 3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설정했다. 일각에서는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큰 문제가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를 통해 신 부회장은 석유화학, 전지, 첨단소재 등 3대 핵심축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수익성 기반 성장 전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까지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의존도를 30%로 낮추고, 전지사업을 전체 매출의 50% 수준인 31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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