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초부터 인도 시장에서 연쇄적으로 중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다.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에 빼앗긴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고삐를 바짝 당기는 모습이다. 갤럭시S20·갤럭시Z플립 등 프리미엄 제품도 함께 내세웠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5일 인도에 '갤럭시M31'을 공개했다. 판매는 다음달 5일 정오(현지시간)에 온라인을 통해 개시된다. 갤럭시M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내놓은 인도 특화 스마트폰 브랜드다. 매우 저렴한 가격 대비 높은 성능,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판매 등 현지 시장 맞춤형 전략을 펼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M10을 시작으로 총 6종의 갤럭시M 기기를 인도 시장에 출시했다. 갤럭시M10과 M20, M30은 출시되자마자 초도 물량이 완판되는 등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올해도 여세를 몰아 M시리즈 출시를 이어간다.
갤럭시M31은 6.4인치 인피니티-U 디스플레이에 후면 쿼드(4개)카메라를 장착했다. 카메라는 6천400만화소 메인카메라와 800만화소 초광각카메라, 500만화소 심도카메라, 500만화소 접사카메라로 구성됐다. 전면카메라는 3천200만화소다. 배터리는 6천mAh에 달하며 15W 고속 충전도 지원한다. AP는 삼성 엑시노스 9611을 탑재했고 램(RAM)은 최대 6GB, 내장메모리는 최대 128GB다. 가격은 최소 1만5천999만루피(약 24만8천원)으로 사양에 비해 매우 저렴한 편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1월 갤럭시A51과 갤럭시A71을 인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바 있다. M31은 삼성전자가 올해 세 번째 인도에 선보인 중저가폰이다. 이들 스마트폰은 최대 가격이 모두 한국 돈으로 50만원을 넘지 않을 정도로 저렴하다. 삼성전자는 이후에도 갤럭시M51 등 인도 시장에 추가적인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갤럭시S20 시리즈의 사전예약을 인도 시장에서 개시했다. 21일에는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을 선보였는데 한국에는 출시되지 않은 미러골드 색상도 포함됐다. Z플립에 대해서는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직접 배송해 주는 '화이트 글로브 딜리버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인도 시장은 전세계적인 스마트폰 시장 침체 속 드물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대비 7% 성장하며 미국을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규모 2위로 올라섰다. 1위인 중국과 3위인 미국 시장이 감소 추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300달러 이상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대비 29%나 커졌다. 반대로 아직 스마트폰으로 전환하지 않은 피처폰 이용자들도 적잖다. 그런 만큼 삼성전자는 물론 샤오미·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인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업체의 공략이 워낙 거세다 보니 삼성전자는 최근 인도에서 고전하는 추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샤오미가 28%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1%로 2위다. 특히 4분기로만 보면 샤오미 27%, 비보 21%, 삼성전자 19%로 3위까지 미끄러졌다. 더욱 뼈아픈 점은 지난해 중국 주요 업체들의 인도 스마트폰 출하량이 늘어난 반면 삼성전자 혼자 전년 대비 5% 감소했다는 것이다. 샤오미는 출하량을 5% 늘렸고 오포·비보는 증가폭이 100% 내외에 달한다. 여기에 오포의 저가 브랜드인 리얼미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이에 삼성전자는 연초부터 적극적으로 인도에서 신제품을 출시하며 적극적인 시장 사수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적극적인 공략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최경식 삼성전자 무선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0' 행사 후 기자간담회에서 "인도 소비자의 니즈(needs)를 반영한 특화모델 전략을 철저히 구사할 것"이라며 "온라인 시장에 집중해서 시장보다 빠른 성장을 온라인에서 가져오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부터 인도가 5G를 시작하는데 초반부터 사업자와 협력해 시장을 주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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