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디지털 혁신 경쟁에 나섰다. 국내 최초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이 최근 영업을 개시한 데 이어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도 카카오페이와 손 잡고 두번째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손보사들이 지속적인 경영악화에 시달리자 디지털 전환을 통해 위기를 타개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카카오 금융플랫폼 계열사인 카카오페이와 이르면 다음달 초 금융위원회에 합작사 예비인가를 신청한다. 이르면 올해 안으로 본인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내년 상반기에는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카카오는 ICT 최고 사업자로 빅데이터 보유·분석 역량 및 혁신 마인드를 보유하고 있다"며 "삼성화재는 업계 1위사로 보험상품 개발 및 프라이싱 역량, 보험리스크 관리력을 갖추고 있어 상호간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화재와 카카오페이가 본인가를 받게 되면 이는 국내 두 번째 디지털 손보사의 탄생이다. 앞서 한화손해보험은 SKT, 현대자동차 등과 손잡고 국내 최초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보를 설립, 최근 영업을 개시한 바 있다.
캐롯손보는 고객 라이프 스타일에 따른 생활밀착형 보험상품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첫 상품으로 ‘스마트온(ON) 펫산책보험’과 ‘스마트온 해외여행보험’ 2종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월 보험료가 990원인 ‘캐롯 990 운전자보험’을 출시했다. 1분기 내로는 실제로 운행한 거리만큼만 보험료를 내는 자동차보험 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 밖에 현재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를 추진 중인 하나금융지주도 향후 더케이손보를 디지털 특화 손보사로 양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앞서 하나금융은 인슈어테크 업체인 보맵에 85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손보사들이 디지털 손보사 설립에 나선 배경에는 지속적인 부진이 자리잡고 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478억원으로 전년 대비 40%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화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은 6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고,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다른 손보사들 역시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손보사들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디지털 전환에 나섰다. 시장 포화로 인해 대면 채널을 통한 보험 가입은 정체된 반면, 온라인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 계층으로 성장하면서 온라인(CM)채널은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디지털 손보사를 설립해 CM채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은 시대 변화로 인한 고객의 니즈에 맞춰 미래고객을 확보하고 새로운 시장을 준비하기 위해 디지털 손보사 설립에 나서고 있다"며 "기존 손보사들과는 차별화된 상품 출시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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