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내년 실손보험의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다.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에 이어 국민 3천400만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도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손해율로 인해 20% 이상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금융당국이 이를 허용할 지는 미지수다. 자동차보험에 이어 실손보험도 인상되면서 가입자들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내년 1월 실손보험이 갱신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보험료 인상 예고문을 고지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실손보험 손해율은 129.1%로 전년동기대비 20%포인트 가량 급증하며 2016년(131.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마다 전년 대비 15% 전후였던 손해액 증가율은 올 상반기 20% 가까이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올 한해 실손보험으로 인한 손실이 1조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민 3천400만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은 의료기관의 과잉진료와 비급여 의료 증가, 의료비 상승 등으로 인해 보험금 지급이 늘면서 손해율이 치솟았다. 여기에 문재인 케어로 보험사가 얻은 반사이익도 예상보다 미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20%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료 인상은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실손보험과 같이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품의 경우에는 당국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해 인상폭을 결정한다.
이에 앞서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일 '공·사 보험 정책 협의체' 회의를 열었지만 내년 실손보험 인상률에 대해서는 별다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다. 보험사들에게 자율적으로 인상률 결정을 맡긴 셈이다.
하지만 당국은 보험사들이 보험료 인상에 앞서 자구 노력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해율 상승을 이유로 국민 대부분이 가입한 실손보험료를 20% 가량이나 올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실제 인상률은 10% 아래가 될 것으로 보는 것이 중론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내년 실손보험료를 20% 인상할 경우 잘하면 손해율을 110%까지 잡을 수 있겠지만 내후년이 되면 다시 130%로 돌아갈 수 있다"며 "20% 이하로 인상할 경우에는 내후년이 되면 손해율이 140%까지 치솟을 수 있는 상황이기에 20% 이상의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당국이 이를 저지하는 상황 같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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