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올해 3분기 원재료 가격 급상승과 수요부진 등으로 일제히 어닝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내년까지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에 따른 수요위축과 중국의 조강생산량 확대에 따른 스프레드 악화 등의 이유에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업계 맏형격인 포스코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한 15조9천882억원을, 영업이익은 32.1% 줄어든 1조39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순이익은 무려 53% 줄어든 4천968억원에 그쳤다.
현대제철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6.6% 줄어든 341억원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p 낮아진 0.7%를 기록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동국제강 역시 부진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국내 철강업계가 이같이 저조한 실적을 시현한 배경에는 원재료 가격 급등 때문이다. 철광석 가격이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톤당 100달러까지 기록했지만, 정작 철강재 상품가격에는 반영시키지 못하면서 스프레드가 악화됐다.
실제로 포스코는 판매량 증가와 비용감소에도 원료단가 상승으로 인한 1천38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제철 역시 자동차강판·조선용 후판 등 주요 제품에 대한 가격 반영이 난항을 겪은 데다 봉형강 부문에서도 건설시황 둔화로 철근·형강 판매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내년까지 시황 개선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철광석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지만, 전방 수요산업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상품가격 전가가 쉽지 않다. 게다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인해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불확실성까지 떠안게 됐다.
중국 철강업계의 조강생산량 증가도 문제다. 중국 철강업계가 저가 위주 철강생산을 늘리면 철강가격 인상이 어려워지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실적에 악영향을 끼친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1~9월까지 누적 조강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8천297만톤을 기록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내수 철강재 가격하락으로 자본잠식 우려가 커지자 조강생산량 감축과 구조조정 등 산업재편에 나섰다. 내년까지 조강생산능력을 1억5천만톤으로 감축하고 부적합 철강재 '띠티아오강'을 시장에서 퇴출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감축 드라이브가 약해지는 모양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원재료 가격이 견인하는 철강재 가격 상승을 기대했지만, 후퇴한 중국의 생산규제로 사실상 실패했다"며 "내년에도 철광시황의 뚜렷한 모멘텀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며 철강사 이익의 턴어라운드보다는 안정화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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