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유가급락에 따라 막대한 재고평가손실을 기록하면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60% 이상 감소하면서다. 다만 정유업황 부진 속에 화학∙윤활유 등 비정유부문에서 고루 양호한 실적을 보이며 그나마 실적방어엔 성공했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이 31일 실적발표를 통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2조3천725억원, 영업이익 3천301억원, 순이익은 1천742억원을 각각 거뒀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17.3%, 영업이익은 60.5%, 순이익은 62.1%씩 각각 감소한 것이다.
이같이 저조한 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석유사업의 부진 때문이다. 석유사업은 3분기 글로벌 정유사 정기보수 및 IMO2020 시행 대비 선제영향으로 석유제품 마진이 개선됐으나, 미·중 무역분쟁 및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며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됐다.
이같은 영향으로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은 전분기 대비 2천134억원 감소한 6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유가가 하락할 경우 정유사들은 유가가 높을 때 구매한 비축분들의 재고평가손실을 보게 된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4월 배럴당 평균 70.9달러에서 8월에는 59.13달러까지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나마 화학 및 윤활유 등 비정유부문에서 고루 양호한 실적을 보이며 '어닝쇼크'까지는 막았다는 평가다.
화학사업은 납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에도 불구하고, 벤젠과 프로필렌 등의 마진 확대로 전 분기 대비 91억원 증가한 1천93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윤활유사업은 유럽 등 고부가 시장 판매 비중 확대에 따른 마진 개선으로 전 분기 대비 154억원 증가한 936억원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은 2분기 페루 광구 정기보수 이후 3분기 가동 정상화에도 불구하고, 운영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25억원 감소한 4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9월 페루 88 및 56 광구 매각을 결정했으며, 내년 상반기 중 관련 절차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사업은 재고 관련 손실 감소 및 매출 증가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244억원 개선된 4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이 감소하는 긍정적인 실적 흐름을 나타냈다.
소재사업은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thium-ion Battery Separator, 이하 LiBS)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일시적인 운영비용 증가로 전 분기 대비 19억원 감소한 25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4분기 증평 LiBS공장 12·13호기 양산이 시작되면 소재사업 실적 기여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딥체인지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으로 업황 변동에 대한 강한 내성을 키워 왔다"며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비정유부문 사업들이 각자 제 몫을 해내며 유가 변동에 따른 손익 악화를 상쇄,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 경영실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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