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Why] 현성바이탈, 병원 설립?…'주주는 먹을 게 없다'

[아이뉴스24 장효원 기자] 코스닥 상장사 현성바이탈이 중입자 암치료센터를 갖춘 종합병원 설립을 추진중인 가운데 직접 병원을 세울 수 없을 뿐더러 설사 병원 운영을 통해 수익이 나더라도 이를 회수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성바이탈의 최대주주인 한국중입자암치료센터는 충청남도, 홍성군과 충남 홍성의 내포신도시 의료부지 내에 종합병원 및 중입자 암치료센터 설립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중입자암치료센터는 병원 설립을 위해 오는 2022년 1월까지 총 3천7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성바이탈이 2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조달에 나섰다. 현성바이탈을 통해 중입자 암치료센터에 투자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초 현성바이탈은 한국중입자암치료센터를 대상으로 1천억원의 전환사채(CB)와 1천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결정했다. 이중 BW는 내년 1월 말~2월로 연기됐고 발행대상도 한상인베스트조합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현성바이탈이 조달한 자금을 중입자 암치료센터 설립에 투자하더라도 실제 수익을 얻기는 힘들 전망이다.

의료법상 영리병원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일반 주식회사는 병원을 설립할 수 없다. 비영리 목적의 의료법인을 통해서만 병원 설립이 가능하다. 따라서 현성바이탈이 병원을 세우려면 의료법인을 별도로 만들고 여기에 병원 설립에 필요한 자금을 출연해야 한다.

게다가 의료법인은 병원 운영을 통해 수익이 날 경우 배당 등을 통해 외부로 일체 유출할 수 없고 수익금 전액을 병원내 재투자 해야만 한다. 현성바이탈이 수천억원을 투입해 병원을 세우더라도 배당 한푼 받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현성바이탈 주주 입장에서도 중입자 암치료센터 투자에 따른 이익을 전혀 기대할 수 없다. 단지 주식가치가 희석되는 CB와 BW만 회사의 부채로 남게 된다.

이에 대해 한국중입자암치료센터 측은 “현성바이탈이 중입자 기기를 관리하는 등 병원경영지원회사(MSO) 업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SO는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부동산, 의료기기 등을 임대하고 마케팅, 교육, 행정업무 등에 대한 용역을 제공한 후 수수료를 받는 사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방식이 위법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현성바이탈이 출연한 병원에서 간접적으로 수익을 창출해 영리를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의료기관 개설자의 MSO가 병원의 인사, 재무관리 등 경영 깊숙한 곳까지 관여하면서 세금포탈과 부당 수익창출을 한 사례가 최근 적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의료법인 설립 전문가는 “현성바이탈이 의료법인에 출연하면 MSO로도 병원 경영에 참여해선 안 된다”면서 “의료법인에 출연하면 현성바이탈과 의료기관은 사실상 전혀 관계가 없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