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병무 기자] 소프라노 김성혜가 오필리아, 아미나, 루치아 등으로 변신해 벨칸토 오페라의 진수를 보여주는 ‘매드신(mad scene)’을 대방출한다. 성악가에게는 엄청난 고통이지만 관객에게는 짜릿한 희열을 선사하는 ‘광란의 장면’을 한자리에서 모두 선사한다.
‘아이뉴스24’는 창간 20주년을 앞두고 오는 11월 21일(목)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콘서트홀(롯데월드몰 8층)에서 ‘아임 콜로라투라, 아임 김성혜(I’m Coloratura, I’m Kim Sunghye)’ 독창회를 연다.
이번 음악회에서 김성혜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기량을 마음껏 뽐낸다. 콜로라투라(coloratura)는 ‘채색한’ ‘색을 입힌’이라는 뜻으로, 복잡한 장식음을 정확한 기교로 소화해 내는 화려한 고음의 소프라노다.
김성혜는 벨칸토 오페라 트레이드 마크인 ‘매드신(광란의 장면)’의 주요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우선 토마의 ‘햄릿’에 나오는 오필리아의 아리아 ‘당신들의 놀이에, 친구들이여(A vos jeux, mes amis)’를 부른다. 오필리아는 “수녀원에나 가라”는 약혼자 햄릿의 말에 상처를 입고 성을 뛰쳐나와 정신없이 들판을 헤맨다. 거의 실성한 오필리아는 농부들의 흥겨운 잔치 모습을 보고는 “함께 놀자”며 비련의 노래를 쏟아낸다.
벨리니 ‘몽유병의 여인’ 가운데 아미나가 부르는 ‘아 믿을 수 없어라...아 내 마음속의 충만한 기쁨(Ah! non credea mirarti...Ah! non giunge uman pensiero)’도 가슴을 울린다. 젊은 지주 엘비노와 혼인서약을 앞둔 아미나가 마을을 방문한 로돌프 백작의 방으로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해프닝을 다루고 있다. 나중에 아미나가 몽유병 환자로 밝혀지면서 모든 오해가 풀리는 ‘해피엔딩’ 오페라다.
또한 도니제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3막에 흐르는 ‘저 부드러운 음성이(Il dolce suono)’도 선사한다. 오빠의 계략에 의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 정략결혼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루치아. 첫날밤에 신랑 아르투로를 죽이고 피묻은 잠옷을 걸친 채 칼을 들고 방에서 나온다.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피로연이 한창인 하객들 앞에서 16분 동안 핏빛 절규를 토해 낸다. 실성한 루치아가 환상 속에서 사랑하는 에드가르도와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을 상상하며 부르는 이 노래는 고음의 끝판을 보여준다.
오보에와 멋진 화음을 이루며 몸과 마음을 자동으로 이완시키는 마법을 느끼게 해주는 모차르트의 콘서트 아리아 ‘오 신이여, 제 얘기를 들어보소서(Vorrei spiegarvi, Oh Dio! K.418)’는 설레는 노래다. 처음 사랑을 시작했을 때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세상에 이렇게 애절한 그리움이 또 있을까. 김성혜는 로지나와 질다가 되어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에 흐르는 ‘방금 들린 그대 음성(Una voce poco fa)’과 베르디 ‘리골레토’ 중 ‘그리운 그 이름(Caro nome)’을 부른다. 꿈을 꾸듯 사랑에 빠진 소녀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하다.
특별 게스트로 바리톤 한명원이 무대에 오른다. 한명원은 김성혜와 듀엣으로 ‘리골레토’에 나오는 ‘주일날 교회에 다녀와서...울어라 내 딸아...그래 복수다(Tutte le feste al tempio...Piangi, fanciulla...Si, vendetta)’를 들려준다. 딸을 위하는 절절한 부성애는 절로 울컥하게 만든다. 그리고 조르다노의 ‘안드레아 세니에’에 나오는 ‘조국의 적(Nemico della Patria)’을 솔로로 부른다.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자 김덕기는 코리아쿱오케스트라와 함께 귀에 익은 오페라의 서곡과 간주곡을 연주한다. 바그너의 ‘로엔그린’ 1막 서곡, 칠레아의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 3막 간주곡,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을 들려준다. 또 푸치니 ‘마농 레스크’ 3막 간주곡도 연주한다.
민병무 기자 min6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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