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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 아시아나 인수戰 난기류…HDC현대산업개발로 기우나


'유력 후보자' 애경, '경영자료' 두고 아시아나와 갈등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난기류를 만났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이 실사에 불참하면서 인수를 포기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애경이 아시아나에 경영 자료를 요구하면서 양측이 부딪히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유력한 인수자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에 힘이 실리고 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애경은 최근 인수권자 자격으로 경영진 프레젠테이션(PT)에 참여해 아시아나가 리스로 운항하는 항공기 54대에 대한 계약서와 노선별 손익 및 거점지역별 인력운영 현황 등을 요구했다.

애경은 인수권자 입장에서 당연히 살펴봐야 할 자료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항공기 리스 계약서는 리스사와 '비밀유지 계약'이 체결된 영업 기밀이라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애경이 최근 인수권자 자격으로 경영진 프레젠테이션(PT)에 참석해 아시아나에 기밀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애경이 최근 인수권자 자격으로 경영진 프레젠테이션(PT)에 참석해 아시아나에 기밀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아시아나항공]

특히 애경은 제주항공을 운영하고 있어 자칫 경쟁사의 비밀을 빼내려 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최종적으로 애경이 아시아나를 인수한다면 문제 될 것이 없지만, 인수하지 않는다면 제주항공에서 해당 정보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경이 인수권자 중 유일하게 해당 자료를 요청했다"며 "항공사의 대외비성 자료인데, 이를 요구하는 건 지나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애경과 아시아나의 불편한 기류 속 애경의 인수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더욱이 애경은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해 인수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온 바 있다.

다른 인수 후보인 스톤브릿지캐피탈은 PT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정히 맞지 않은 탓일 수 있으나 사실상 인수를 포기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은 항공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데다 규모가 가장 작아 애경,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KCGI 등 4곳의 인수 후보군 중 최약체로 꼽혀왔다. 대기업을 전략적투자자(SI)로 끌어들여야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 측과 채권단이 재무적투자자(FI) 단독으로 아시아나를 인수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스톤브릿지캐피탈은 SI와 손잡지 못할 경우 본입찰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다. SK그룹과 협업할 것이라는 추측이 계속해서 흘러나왔지만 아직 뚜렷한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수전 승자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탄탄한 자금력이 무기다. 자산 규모는 4조4천100억 원 정도로 애경과 큰 차이가 나진 않지만, 부채비율이 114%로 낮은 상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규모도 1조1천773억 원으로 넉넉한 편이다. 또한 컨소시엄을 구성한 미래에셋대우의 올해 상반기 말 순자본비율(NCR)은 업계 최고 수준인 2046%에 달한다.

다만 HDC현대사업개발과 미래에셋이 항공업 경험이 없다는 점은 감점 요인이 되고 있다. 항공업은 환율이나 국제유가 등 대외적 변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중요하다.

만일 항공업 경험이 있는 애경이 FI를 확보할 경우 HDC현대사업개발·미래에셋은 상대적으로 열세가 될 수 있다. 또한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는 컨소시엄 구성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어떤 기업이 SI로 들어갔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이 SI를 끌어들이거나 매각 과정 중간에 대기업이 참여할 가능성 등 다양한 변수도 남아 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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