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시민단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심사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원칙적으로는 불승인을 촉구하면서도 고용안정과 하도급거래 공정화 등의 조건이 반드시 담보돼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와 참여연대는 7일 공정위에 이같은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심사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정위가 ▲생산능력 유지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안정 ▲하도급거래 공정화 ▲조건 이행상황 보고 등의 조건을 부과하지 않을 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은 승인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해당 회사들은 공정거래법 상 예외사유인 경쟁제한 완화의 폐해보다 효율성 증대 효과가 크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기업결합으로 인해 조선 기자재·하청회사 및 그 노동자들의 해당 회사에 대한 종속은 심화될 가능성이 크고, 하도급법 위반 불공정거래행위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관련 상품시장 수주 잔량 합계 점유율은 올해 5월 기준으로 전세계 ▲전체 선박의 21.8% ▲20만DWT 이상 초대형유조선(ULCC/VLCC)의 57.3%, ▲4만CBM 이상 액화석유가스(LNG) 운반선의 61.5%를 차지했다.
이들은 구매자와 공급자 간 경제력 격차가 심해질 경우 하도급법 위반 행위의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합병회사는 강화된 시장지배력으로 조선기자재·하도급 용역 등을 더 낮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우조선해양은 회생불가능한 회사가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8년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순자산 3조8천402억원이며 1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시장 효율을 증가시키보다 선박 건조시장에서 경쟁을 저해하는 기업결합은 원칙적으로 금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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