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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항공기 출발 지연 사태…왜


주원인은 '항공기 연결'…항공사에 책임묻기 쉽지 않아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올 추석 연휴 기간에 항공기 출발 지연 사태가 잇따르면서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기 출발 지연의 주원인으로는 '항공기 연결' 문제가 가장 많이 지목됐다. 또 '항공기 정비' 문제로 인한 지연 시간은 더 길어 승객들의 불편이 컸다. 다만, 승객들이 항공사를 상대로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과 15일 각각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항공기 출발이 잇따라 지연되면서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13일 오전 3시 40분(현지시간) 방콕 수완나품공항을 떠나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아시아나항공 OZ742편의 출발이 지연돼 승객 500여 명이 현지에 발이 묶였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은 대체기를 투입해 당초 예정시간보다 22시간 늦은 14일 오전 1시 40분에 출발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승객 탑승 전 여객기에서 '기내 공기압이 누설된다'는 메시지가 떴는데 정비를 위한 부품을 한국에서 공수해 와야 했다. 즉 항공기 출발 직전 기체결함으로 인한 정비로 항공기가 출발 지연됐다.

지난 15일 오전 10시 40분에는 일본 나고야공항에서 출발해 김해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에어부산 BX131편이 6시간 지연돼 귀국하려던 승객 130여 명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에어부산은 전담 정비사를 나고야에 가기 전 부산에서부터 탑승시켜 운항했어야 했는데, 정비사를 데려가지 않아 이륙 전 기체 점검을 하지 못한 것이 지연 운항의 이유였다.

◆ 항공기 출발 지연 주원인은 '항공기 연결' 문제

항공기 출발 지연의 주원인은 무엇일까. 먼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발생한 항공기 출발 지연 통계를 살펴봤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을 제외한 전국 13개 공항에서의 해당기간 전체 운항편수 33만9천171편 가운데 출발 지연 발생 건수는 총 3만271건으로 8.9%였다. 인천공항의 경우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따로 집계한 결과, 해당 기간 정기 여객기 운항 전체 편수 24만1천200편 가운데 총 1만1천455편인 4.7%가 지연됐다.

해당 기간 항공기 출발 지연 주원인은 'A/C접속(항공기(aircraft) 연결)'이었다. 전국 13개 공항에서의 항공기 출발 지연 원인은 ▲A/C접속 87.9%(2만6천632건) ▲기상 3.5%(1천75건) ▲A/C정비 2.4%(748건) ▲여객처리 1.3%(397건) 등의 순이었다. 인천공항에서의 항공기 출발 지연 원인은 ▲A/C접속 55.6%(6천380건) ▲A/C정비 7.1%(821건) ▲기상 2.2%(255건) ▲여객처리와 승무원관련 1.9%(229건) 등의 순이다.

'A/C접속'으로 인한 항공기 출발 지연은 왜 일어날까. A/C접속은 전편 항공기의 지연과 결항이 다음 연결편에 영향을 미쳐 항공기가 연쇄적으로 지연 또는 결항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항공기 각각에 배정된 운항 스케줄이 있어서다.

예를 들어 'LA~인천' 노선 운항을 마친 기종의 다음 스케줄이 '인천~제주도'일 경우 LA에서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가 지연이 되면 인천에서 제주도에 가는 비행기도 지연이 되는 것이다. LA에서 인천으로 돌아온 비행기를 쉬게 둘 수 없고 LA와 인천만을 왕복할 수 없으니 다른 운항 스케줄을 끼워 넣어 발생하는 것이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사진=아시아나항공]

◆ '항공기 정비' 문제로 인한 지연 시간은 더 길어

하지만 A/C접속에 따른 지연 시간은 국내선 30분, 국제선 1시간 정도다. A/C접속은 항공기 출발 지연의 주원인이지만 길게는 30시간씩 지연되기도 하는 'A/C정비(항공기 정비)'로 인한 지연에 비하면 큰 문제는 아니다.

'A/C정비'로 인한 지연은 A/C접속과 자연 변수인 기상으로 인한 지연을 제외하고 항공기 출발 지연 원인 가운데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기체결함'이 바로 A/C정비로 인한 지연 사례다. 기체결함은 연료 장치나 항공기 날개에 문제가 있거나, 기내 조종 장치에 이상이 있거나 하는 등 항공기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을 말한다. 결국 항공기가 다시 뜨려면 수리를 해야 한다. 지난 13일 부품 공수로 지연 출발한 아시아나항공이 이 경우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과 교수는 "기체결함은 헤비딜레이다"며 "엔진에 문제가 있으면 제작사에서 가져와 엔진을 교체해야 하는 등 기체를 고쳐야 하니까 10시간에서 30시간까지도 지연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항공기는 뜨기 전 정비가 필수다. 이륙 전 정비사로부터 안전상 문제가 없다는 사인을 받지 못하면 뜰 수 없다. 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항공사들은 항공기에 자사 정비사를 태워가기도 하는데 이를 탑승지원이라고 한다. 지난 15일 에어부산의 항공기 지연 출발은 이 문제에서 비롯됐다.

이 교수는 "일주일에 2~3편 정도 운항하면 정비사가 현지에 상주하기에는 업무가 너무 없고, 하지만 또 현지에 정비사가 없는 경우도 있다"며 "이럴 경우 한국에서 비행기가 현지로 갈 때 항공사에서 전담 정비사를 태워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 항공기 출발 지연 책임서 자유로운 항공사

항공기 출발 지연과 관련한 항공사의 소비자 배상 기준은 마련돼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국내선 항공기는 ▲1시간 이상~ 2시간 이내 운송지연의 경우 지연된 해당구간 운임의 10% 배상 ▲2시간 이상~ 3시간 이내는 20% 배상 ▲3시간 이상은 30% 배상을 해야 한다.

국제선의 경우 ▲2시간 이상~ 4시간 이내 운송지연은 지연된 해당구간 운임의 10% 배상 ▲4시간 이상~ 12시간 이내는 20% 배상 ▲12시간 초과는 30% 배상을 해야 하고, 체재 필요 시 항공사는 적정 숙식비 등 경비를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예외 조항이 있다. 항공사가 승객들에게 항공기 출발 지연이나 결항 사유를 증명한 경우 배상하지 않아도 된다. 기상사정이나 공항사정뿐 아니라 A/C접속, 예상치 못한 정비 사유 발생 등도 해당한다. 이 때문에 항공사가 항공기 출발 지연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항공사에 직접적으로 책임을 묻기도 쉽지 않다. A/C접속은 국적기뿐 아니라 외항사 항공기, 혼잡한 공항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아서다. A/C정비의 경우 항공사가 국토부 해당 부서에 보고를 하게 돼 있는데, 국토부 조사 결과 항공사 과실로 인한 항공기 출발 지연 발생이 인정될 경우에만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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