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휴까지 반납하고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정농단 상고심 판결 이후 적극적인 현장 행보에 나선 만큼 그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현장 행보 기조가 상고심 판결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5일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현장을 찾았다. 이 부회장이 삼성 관계사의 해외건설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물산이 참여하고 있는 리야드 메트로 프로젝트는 도심 전역 지하철 6개 노선, 총 연장 168km의 사우디아라비아 최초 광역 대중교통 사업으로 2013년부터 추진됐다. 삼성물산은 전체 노선 중 3개를 맡고 있으며 2020년 준공 예정이다.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 셈이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추석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계신 여러분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중동은 탈석유를 추구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어 여러분이 흘리는 땀방울이 내일의 소중한 결실로 이어줄 것"이라고 격려했다.
삼성전자측은 이 부회장의 정확한 방문 시점과 목적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진 않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방한한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미래성장 산업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때문에 이번 방문도 빈 살만 왕세자와의 협력 논의를 위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앞서 이 부회장은 올해 초 2월 설 연휴 당시에도 중국 시안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 2016년의 경우 추석과 설 연휴 각각 모디 인도 총리와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를 만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R&D 센터를 방문하기도 했다. 김현석 CE부문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등 고위 경영진과 AI, IoT 등 삼성전자 미래기술을 책임지는 센터 내 삼성리서치를 둘러봤다. 지난 29일 국정농단 사태 대법원 판결 이후 첫 대외행보였다.
대법원은 국정농단 사태 핵심인 뇌물 및 횡령 등 혐의에 대해 이 부회장의 2심 판결 상당 부분을 뒤집었다. 이 부회장에게 불리할 수 있는 결과지만 최근 이 부회장의 적극적인 대외 행보는 이같은 우려를 불식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이 부회장의 대외 행보가 지속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파기환송으로 2심 재판 심리가 조만간 진행되는 데다 삼성그룹의 경영승계를 겨눈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도 진행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정농단 2심 재판이 대법원의 향후 확정 판결까지 1년 이상 걸릴 수 있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론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현재로선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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