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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업계, 배터리 내재화 '가속'…배터리업계 '울상'


폭스바겐, 노스볼트와 합작키로…GM·혼다 등도 배터리 기술개발 사활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완성차업계가 전기차 배터리 내재화에 가속도를 내면서 국내 배터리업계가 울상이다. 완성차업계가 생산단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자체생산해 원가 절감에 나설 경우 배터리업계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한·중·일 배터리업계가 전세계 시장의 65% 이상을 차지하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를 위해 배터리 원재료 확보부터 기술연구, 제조 등 전분야 경쟁력 제고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세제혜택 부과까지 진행하면서 국내 배터리업계의 파고는 거세지고 있다.

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동차 그룹인 폭스바겐이 최근 스웨덴 신생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사 설립을 공식 발표했다. 오는 2020년부터 독일 잘츠기터에서 공장 건설이 이뤄지며 2023년 말부터 본격 상업생산이 이뤄질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생산시설 건립과 노스볼트 지분 20% 확보에 9억유로(약 1조2천억원)를 투자한다. 초기 연간 생산량이 16기가와트시(GWh)에 이르지만, 생산량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는 폭스바겐그룹의 포괄적 전기차 추진전략인 '로드맵 E'의 일환에 따른 것이다.

앞서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 사태를 겪은 이후 '로드맵 E'를 발표했다. 향후 10년간 약 70종의 전기차를 2천200만대 생산한다는 목표로 2023년까지 300억 유로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후 2030년까지 그룹 브랜드를 통해 300개 차종에 적어도 하나 이상의 전기차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말 SK이노베이션과 기가팩토리 건설을 위한 합작사 설립을 놓고 논의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신생 제조사인 노스볼트가 선정된 배경에는 세제혜택 등 지원 때문으로 알려졌다. EU는 그동안 동아시아 국가 주도의 배터리 시장 선점에 우려를 표시하며 대책을 마련해왔다.

[그래픽=이현주기자]
[그래픽=이현주기자]

SNE리서치에 의하면 올해 상반기 전세계 전기차 이차전지 출하량 시장에서 한·중·일 3국이 시장점유율 65.5%를 차지했다. 1위는 중국 CATL이 26.4%를, 2위는 일본 파나소닉 15.5%, 3위는 중국 BYD 9.5% 순이며, 국내 기업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각각 4·5·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일본 혼다를 비롯해 도요타, 현대자동차 등도 전기차 배터리 내재화에 나섰다. GM과 혼다는 지난해 수소차에 탑재되는 차세대 전지를 2020년까지 개발하기 위해 양사가 각각 8천5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완성차 업체들의 이같은 배터리 자체생산은 국내 배터리업계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배터리업계와 완성차업계 간 기술격차가 있는 만큼 계속된 투자를 통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주도하고 있어 유럽과 미국 내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내재화를 추진하더라도 최소 5~10년의 기술격차가 있는 만큼 국내 업계가 기술력으로 충분히 수주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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