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정용진 버거'로 유명했던 '버거플랜트'가 가성비를 앞세운 '노브랜드 버거'로 새 옷을 입고 재기에 나섰다. 신세계푸드는 햄버거 브랜드 론칭 준비 시기부터 '버거플랜트'와 '노브랜드 버거'를 두고 고민하던 중 지난해 6월 '버거플랜트'로 테스트 운영을 했으나, 시장 반응이 미미하자 이번에 '노브랜드'를 등에 업고 젊은층 공략에 다시 한 번 나선다는 각오다.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 위치한 '노브랜드 버거' 1호점에 들어서자, 빨간색과 초록색을 메인 컬러로 꾸며졌던 기존 '버거플랜트' 매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노브랜드'의 시그니처 컬러인 '노란색'으로 뒤덮인 외관은 멀리서 봐도 한 눈에 들어왔다.
입구에 들어서자 왼쪽에는 메뉴 주문과 결제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키오스크' 2대가 설치돼 있었고, 좀 더 안쪽으로 들어서자 직원에게 직접 주문할 수 있는 공간이 나왔다. 계산대 뒤로는 오픈 주방이 마련돼 있어 직원들이 음식을 어떻게 만드는 지 살펴볼 수 있었고, 내부도 전체적으로 노란색이 적용돼 깔끔하게 꾸며져 있었다.
메뉴는 ▲시그니처 버거인 'NBB 시그니처'를 비롯해 '미트 마니아', '산체스', '메가바이트' 등 버거 11종 ▲'소떡롤', '피자바게뜨', '상하이 핑거 포크' 등 경쟁 브랜드에는 없는 하우스 스페셜 메뉴 3종 ▲여성층을 겨냥한 '탄두리치킨샐러드', '그린샐러드' 등 샐러드 3종 ▲'감자튀김', 'NBB 코울슬로' 등 사이드 2종으로 구성돼 있었다.
기존 '버거플랜트'보다 버거는 2종이 늘었고, 사이드 메뉴는 6종이 줄어든 대신 카테고리를 세분화 해 다양하게 선보인 것이 달랐다. 음료는 쉐이크, 맥주가 빠지고 탄산음료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었다.
가격대는 단품 기준 4천~6천 원대였던 '버거플랜트'보다 가격이 소폭 낮아져 2천 원대 후반~5천 원대 초반 가격으로 형성돼 있었다. 샐러드 가격 역시 기존보다 600~1천100원 가량 낮았고, 음료 가격도 500원 정도 더 저렴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노브랜드 버거'는 가성비 햄버거를 지향하는 만큼, '버거플랜트'보다 가격대가 좀 더 저렴한 것이 특징"이라며 "최근 소비심리 위축에 따라 향후 외식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더 높은 가성비의 메뉴와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노브랜드 버거'로 리뉴얼 론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는 '가성비 버거'라는 콘셉트를 소비자들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 '노브랜드' 상표를 버거 브랜드에 적용하고, 지난 1년간 최적의 식재료와 조리방법에 대해 연구했다. 특히 '버거플랜트'를 경험한 소비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맛과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연구했다.
그 결과 신세계푸드는 독자적인 감칠맛이 느껴지는 소스를 직접 개발했으며, 시중에서 판매 중인 햄버거에 비해 약 20% 두꺼운 패티도 사용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이 과정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메뉴를 일일이 먹어보며 맛을 체크하기도 했다.
이날 먹어본 'NBB 시그니처 버거 세트'와 '산체스 버거 세트'는 가격 대비 다소 푸짐하게 느껴졌고, 패티가 다른 곳보다 두툼한 덕분에 풍부한 식감이 느껴졌다. 패티는 육즙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패티 양쪽에 치즈가 들어가 사르르 녹은 덕분에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치즈 풍미가 가득해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만족감이 느껴졌다. 햄버거에 사용된 번은 달콤하고 버터향이 풍부하게 느껴졌던 기존과는 달리 담백했다. 또 함께 나온 감자튀김은 경쟁사 제품들과 달리 굵직한 데다 양이 푸짐했다.
더불어 별도로 주문한 코울슬로와 그린 샐러드는 햄버거의 느끼함을 달래주는 데 효과적이었고, 상하이 핑거 포크와 피자바게뜨는 또 다른 먹는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피자바게뜨는 가격에 비해 토핑이 다양하고 풍성하게 올라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매장을 찾은 박희영 씨는 "'노브랜드 버거'가 이곳에 생겼다는 블로그를 보고 호기심에 찾아오게 됐다"며 "햄버거 외형이 사진과 같진 않지만, 재료가 신선하고 풍성한 데다 패티도 두툼한 편이어서 먹을 때마다 맛이 풍부하게 느껴지고 식감도 좋았다"고 말했다.
익명의 또 다른 방문객은 "인근 맥도날드 매장보다 버거 세트 가격이 2천 원 가량 저렴한 데다, 재료도 훨씬 알찬 것 같다"며 "특히 감자튀김은 다른 버거 브랜드들과 다르게 두꺼워서 포실포실한 식감이 너무 좋았다"고 평가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그 동안 버거플랜트 매장에서 수 만 명의 테스트를 통해 개발한 메뉴와 식품유통 사업을 통해 높인 가격경쟁력을 접목해 노브랜드 버거를 선보이게 됐다"며 "수시로 할인하는 경쟁사의 저가 버거와 달리 '노브랜드 버거'는 상시 특가에 고급 식재료를 사용한 것이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기존 '버거플랜트'와 소스, 재료 모두가 달라졌다"며 "맛은 더 고급스러워지고 가격은 더 낮아진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신세계푸드는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일단 기존 '버거플랜트' 매장을 '노브랜드 버거' 매장으로 전환한 후 점포 확장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또 '버거플랜트'를 론칭할 당시 2019년까지 직영점 10개를 열고 2020년부터 가맹점을 모집, 2021년에는 100개 매장을 출점할 계획이었지만, '노브랜드 버거'로 전환하며 가맹점 모집 계획은 모두 철회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수제버거 브랜드 '버거플랜트'로 햄버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삼성동 코엑스점과 논현점 2곳에 매장을 선보인 후 추가 출점을 하지 않았다"며 "'버거플랜트' 론칭 1년이 지났지만 경쟁력이 떨어져 성적이 부진한 탓에 흥행 보증수표인 '노브랜드'로 갈아탄 듯 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버거플랜트' 론칭 당시부터 '노브랜드 버거' 전환을 내부에선 계속 검토하고 있었다"며 "아직까지 출점 계획이 명확하게 잡혀있진 않지만, 소비자 반응에 따라 향후 매출 목표 및 확장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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