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사업부가 올해 처음으로 현대케미칼과 SK건설 등으로부터 1천억원 규모의 일감을 확보했다. 더욱이 작년 말 수주한 '킹스 키(King's Quay) 프로젝트'도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서면서 일감부족으로 희망퇴직, 전환배치 등을 추진해온 해양플랜트사업부에 모처럼 활기를 띨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사업부가 최근 현대케미칼로부터 660억원 규모의 화공플랜트 설비 21기를 일괄 수주했다. 이 설비는 프로판 분리기를 비롯해 에틸렌, 프로판, 프로필렌 저장탱크 등으로 대산공장에 설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10월부터 설비제작에 착수해 2020년 말까지 공급한다.
또, 현대중공업은 SK건설과 270억원 규모 유동촉매 분해설비 RFCC(Residue Fluid Catalytic Cracking Unit) 3기에 대한 수주계약도 맺었다. RFCC는 잔사유(중질유)를 흐르는 촉매와 반응시켜 분해하는 설비다. 이 설비들은 2021년 2월까지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에 위치한 발릭파판 정유공장에 공급된다.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사업부문에서는 ▲유전 및 가스의 개발·추출을 위한 대형설비를 제작하는 해양사업과 ▲화력, 열병합, 복합화력 발전소와 담수설비를 일괄도급 건설하는 발전분야 및 화공 플랜트를 제작하는 플랜트사업으로 나뉜다.
이번 신규 수주 사업은 플랜트사업으로 물론 규모가 큰 공사는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해양플랜트사업부의 경우 일감부족으로 사실상 가동이 중단된 상태여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올해 1분기 해양부문 매출은 전분기 대비 64.2% 감소한 716억원을 기록했다. 플랜트부문은 458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더욱이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사업부는 오는 8월부터 '킹스 키' 프로젝트 건조에 착수한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0월 미국 석유개발 회사인 엘로그 익스플로레이션(LLOG Exploration)과 4억5천만달러(약 5천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건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멕시코만에서 추진 중인 원유 개발사업을 위해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FPS) 1기를 설치하는 공사다. 그동안 현대중공업은 약 1년간의 설계 작업을 진행했고 오는 8월부터 설비 제작에 들어간다. 일괄도급방식(EPC)으로 제작해 오는 2021년 상반기 발주처에 인도할 계획이다.
이로써 해양플랜트사업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서면서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그동안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4년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NASR) 원유생산설비를 수주한 이후 일감을 따내지 못하면서 지난해 해양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유휴인력 2천여명이 발생했다.
현대중공업은 유휴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말 희망퇴직과 유급휴직, 조기정년 신청 등을 받았다. 또 지난 4월부터 200여명을 조선부문으로, 나머지 100여명을 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등 계열사로 전환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양플랜트사업부가 조금씩 일감 확보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서서히 개선되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규모가 크다고는 볼 수 없지만 해양과 플랜트 모두 오랜만에 일감을 확보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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