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대금 갑질 논란을 일으킨 대우조선해양에 1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관련자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26일 사내하도급업체들에게 해양플랜트 및 선박 제조를 위탁하면서 사전에 계약서면을 발급하지 않고, 하도급대금을 일방적으로 낮게 결정하여 지급한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08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27개 하도급업체에게 해양플랜트 및 선박 제조를 위탁하면서, 거래조건을 기재한 계약서면 총 1천817건을 하도급업체가 작업을 착수하기 전까지 발급하지 않았다. 이는 작업 시작 전 계약을 서면으로 발급토록 한 하도급법 위반 사항이다.
아울러 대우조선해양은 추가 작업에 대해 실질적인 합의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예산 사정에 따라 기성시수를 적게 배정하는 방식으로 부당하게 낮은 하도급대금을 지급했다. 추가공사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시수 산출을 위해 요구되는 공종별 표준원단위(품셈표)를 갖고 있지도 않았다.
결국 하도급업체로서는 계약서 없이 기성시수가 어떻게 산출된 것인지도 알 수 없었고 대우조선해양이 임의로 작성한 정산서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 공정위는 하도급업체들이 추가공사를 위해 실제 투입한 작업시간 중에서 기성시수로 인정된 비율은 평균 20%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판단했다.
이 밖에도 공정위는 대우조선해양이 부당한 특약을 설정해 하도급업체에 피해를 줬다고 봤다.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부터 총 계약금액의 3% 이내에서 추가 작업이 발생하더라도 본 계약에 포함된 것으로 보아 차액을 정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계약조건을 설정하면서 하도급업체에 이중부담을 떠안게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원사업자가 하도급업체들의 열악한 지위를 철저하게 악용해 의도적으로 계약서면을 교부하지 않고 원사업자가 정한 조건에 합의하도록 강요하는 방식으로 대금을 부당하게 깎는 갑질 행위"라며 "다른 조선업체에도 위법행위가 확인될 경우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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