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1개월 수익률 100%'. 여느 투자 광고문구가 아니다. 매서운 상승세로 최근 국내 증시를 뜨겁게 달군 한진칼우선주 얘기다. 주가가 고공비행하며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되고도 보통주 주가를 앞지른 역전현상까지 일었다. 주주들의 함박웃음이 여기까지 들리는 듯하다.
한진칼우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KCGI(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가 한진칼의 2대 주주에 오르면서 급등하기 시작했다. 행동주의 사모펀드로 알려진 KCGI는 지난달 15일 자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한진칼 지분 9.0%를 매수하고 2대 주주가 됐다.
주요 주주가 된 KCGI의 감시와 견제로 한진칼의 주주가치가 제고될 것이란 기대감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실제 한진칼우는 해당 공시 이튿날과 그다음 거래일 연속으로 상한가를 찍었다.
급등한 주가 만큼이나 이번 건은 토종 행동주의 펀드가 대기업의 주요 주주가 된 첫 사례란 점에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2대 주주로 올라선 KCGI가 앞으로 유의미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을 것이란 분석도 여럿 나왔다.
물론 국내에서 행동주의 펀드를 향한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미국 행동주의 펀드로 유명한 엘리엇이 현대차 지분 보유를 말미암아 자사주 소각 등 압박에 나선 사례들에서 이미 이 펀드엔 '국내 기업 경영권을 침해하는 해외 투기자본'이란 딱지가 붙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동주의 펀드의 근간은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오너의 부적절한 행위로 가치가 훼손되거나, 경영진의 이익을 위해 회사와 일반 주주를 희생시킨 기업에 투자해 이후 기업가치 회복과 주주권익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데 있다. 행동주의 펀드를 통해 주주가치를 등한시하는 일부 기업을 개선한다면 궁극적으로 기업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다.
이미 금융당국의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10%룰이 폐지되는 등 토종 행동주의 펀드의 자율성은 커지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도 행동주의 펀드를 더욱 활성화할 것이다.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색안경을 벗고 이를 '투자'로 활용하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수연기자 papyrus@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