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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살빼기' 나선 롯데百, 국내외 점포 정리 속도


국내외 점포 효율화 추진…인천점·부평점, 매수 희망자 없어 골머리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백화점 업계 1위 롯데백화점이 소비침체와 온라인·모바일 쇼핑 증가, 정부 규제 강화 등으로 위기를 맞으면서 국내외 일부 점포를 매각하는 등 경영 효율화 작업에 본격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경쟁사들과 달리 그 동안 소도시 지방 상권과 해외까지 출점하며 외형 성장에 나섰지만, 일부 점포의 수익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근 부실 점포를 잇따라 정리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는 등 점포 정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해 중국·러시아 등 해외 사업을 축소하고, 안양점·부평점·인천점 등 국내 일부 점포의 매각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혁신점포를 선정하고 작년부터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고 있다.

일단 국내에서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안양점 영업권과 인천점·부평점 매각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지점 수를 33개까지 꾸준히 늘려온 롯데가 점포 정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기준 안양점 매출은 1천400억 원대, 부평점은 1천억 원대, 인천점은 1천700억 원대로 3개점 모두 전 점포 중 최하위권이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 오픈 당시 안양역사주식회사와 30년간 임차계약을 맺었지만, 인근에 평촌점이 생긴 후 상권이 겹치자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롯데백화점은 계약 기간이 절반 가량 남아 있지만, 영업권을 양도해 점포 효율을 높이는 것이 더 실익이 있다고 판단해 이 같이 결정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안양점 같은 비효율 점포는 정리를 하는 게 맞다고 보고 영업권 양도를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안양점을 두고 엔터식스와 계속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점포 운영이 원활하지 않아 적자 상태에 놓인 가산 롯데팩토리아울렛과 롯데아울렛 의정부점도 현재 매각 후보로 고려 중이다. 다만 올 초 검토하던 영플라자 청주점과 대구점의 업태 변환은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인천 구월동에 위치한 인천점과 부평점 매각도 추진 중이지만, 매수 희망자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는 신세계와의 영업권 소송전에서 승리해 내년부터 신세계 인천점 자리에서 점포 운영을 하는 대신, 상권 독과점 방지를 위해 기존 점포인 인천점과 부평점을 매각하라고 공정위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롯데는 매각 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공정위가 '해당 점포를 매입할 사업자가 반드시 백화점을 운영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올해 5월까지 매각을 완료해야 했지만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내년 5월까지 기한을 연장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조건에 맞추려면 신세계나 현대백화점, 이랜드 정도가 인천점과 부평점을 인수 할 수 있다고 보지만 각 업체들은 전혀 관심이 없는 분위기"라며 "공정위의 조건 때문이 아니어도 각 점포의 위치가 애매하고 건물 형태가 대형마트 등 업태 전환을 하기에도 적합하지 않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롯데백화점은 지난 1월 부평점, 마산점, 관악점, 안산점 등 매출 규모가 작은 점포 6곳을 혁신점포로 선정해 경영 효율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점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업무를 없애고 마케팅 방식에 변화를 주는 방안 등을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소도시에 있는 점포를 비롯해 롯데가 야심차게 선보였던 '엘큐브'까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일단 가장 수익이 안나는 점포부터 매각을 하려고 나섰지만 진행되지 않으면서 다른 후보 점포들을 정리하는 것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백화점은 해외 사업 역시 순탄치 않자 일부 지역 사업을 정리하고 나섰다. 롯데백화점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외사업서 기록한 누적 영업손실은 약 5천800억 원으로, 올 상반기 매출액 역시 전년 대비 2.9% 감소한 570억 원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4억 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롯데백화점은 최근 중국과 러시아 사업장을 중심으로 해외 점포 효율화 작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중국에서는 사드 보복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5개 중국 점포 중 3곳을 먼저 철수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철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임차 건물인 텐진 2개 점포와 웨이하이점 등 3곳으로, 최근 내부적으로 텐진 1호점 청산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롯데는 사드 보복 후 중국에서 2016~2017년 2년간 1천400억 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역시 상반기에만 31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중국 사업과 관련해 영업권 양도와 청산, 사업 유지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며 "중국 내 백화점 사업 철수를 두고 아직 결정을 내린 것은 없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해외 1호점'이 들어선 러시아에서도 11년간 적자가 이어지자 사업 축소에 나섰다.

지난 2007년 모스크바 중심가에 오픈한 '롯데플라자'는 지하 1층, 지상 7층으로 구성된 백화점으로, 롯데백화점은 롯데 루스로부터 점포를 임대해 백화점으로 운영해 왔다. 롯데백화점은 이곳을 기점으로 모스크바 시내에 추가로 점포를 열고 러시아 제2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었지만, 10년 넘게 이익을 내지 못하고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기존 사업 역시 축소키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백화점 공간 가운데 지하 1층과 지상 1층만 그대로 유지·운영하고, 나머지 층은 롯데호텔 계열의 러시아 현지 법인 '롯데 루스'에 돌려줄 예정이다. 또 롯데플라자에 입점된 업체들에게 오는 12월 중순까지 철수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개점 3년 뒤부터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매장이 작은 데다 어중간한 가격대의 상품들이 입점돼 있어 고객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며 "러시아 경제가 불경기에 빠진 것도 롯데플라자의 영업 부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그동안 팽창전략을 펼쳤지만 온라인 쇼핑 강세 등으로 업황이 나빠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내부에서 최근 운영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판단하고 이 같이 나서게 됐다"며 "올해는 수익 경영을 중점으로 오프라인 점포에 계속 변화를 주고, 혁신점포 운영 등을 통한 비용 절감을 통해 디지털·온라인 사업 등에 투자함으로써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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