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손해보험업계의 자동차보험료가 4% 가까이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손보업계와 금융당국의 대립각이 두드러지고 있다. 손보업계는 전례 없는 폭염과 정비수가 인상 등 인상요인이 뚜렷하다는 입장이지만 금융위원회는 인상과 인하요인이 공존한다는 주장으로 맞서면서 인상폭을 둔 공방이 오가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안에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실질 인상률을 가름하고 있다.
손보업계 순익의 최우선 지표인 자동차 손해율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무더위와 자동차 적정 정비요금 상승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상위권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너나 할 것 없이 뛰었다. 6월을 기준으로 손보계 '빅3'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의 손해율이 80%를 찍었다.
6월이 무더위의 초입이었던 만큼 손해율이 이보다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 손해율이 높아지면 가장 먼저 보험료가 상승한다. 업계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을 77~78%로 보고 이 이상이 되면 적자로 돌아선다고 보고 있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은 이미 손해율이 90%를 넘어섰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취급하고 있는 11개 손해보험사의 지난 1분기 말(3월 말) 온라인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92.2%로, 온라인 자동차보험이 출범한 지 3년 만에 가장 높다. 온라인 보험은 사업비가 비교적 적어 적정 손해율을 83%대로 보지만, 이 점을 감수하더라도 적정 손해율과는 10% 가까이 차이가 나는 셈이다.
보험개발원은 국산차수리비 증가로 인해 2% 후반의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분서했다. 업계는 2.9%의 인상률을 제시했다.
국토교통부가 6월 말 발표한 시간당 적정 정비요금은 시간당 공임은 2만5천383원~3만4천385원(평균 2만8천981원)으로, 인상 비율에 따라 보험료도 자연스럽게 오른다. 손해보험협회가 내주 약 600개 정비업체와의 등급검증을 마치면 이달 구체적인 수가계약이 이뤄지고, 그에 따른 보험료 인상도 필연적으로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동차보험도 2분기 연속 역성장 하며 보험료 인상을 부추겼다. 금감원이 발표한 2018년 1분기 자동차보험 사업실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1개 손보사의 차보험 시장규모(원수보험료 기준)는 4조2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억원(0.4%) 줄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전년동기 대비 역성장이다.
개별 인상요인을 종합할 때 보험업계는 알려진 4%보다 더 높은 7~8% 인상이 적정하다고 답했다. 다만 현실적인 인상률을 고려해 절반인 3~4%가 우선 제시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자동차보험이 흑자전환을 하면서 '손보업계 살만하다'는 인식이 남았는데 다음해 바로 패가 뒤집히면서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워졌다"며 "업계로서는 7~8%의 대폭 인상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라고 답했다.
반면 금융당국은 소비자 중심 금융과 손보업계의 손해율 사이에서 적정가를 저울질하는 중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인하요인도 있다"는 말로 대대적인 인상을 경계했다.
최 위원장은 6일 금융위 간부들과의 티타임에서 "자동차보험사 간 경쟁이 치열하고 최근 온라인 전용보험 확산에 따른 사업비 절감 등 인하요인도 있다"며 "실제 보험료 인상 수준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했다.
이어 "폭염과 불가피한 생활물가 상승으로 많은 국민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시장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자동차 보험 인상 요인과 반영 방식 등에 대해 보험업계의 의견을 듣고 협의해 나가겠다"면서 일부 인상요인은 인정하되 보험업계가 주장하는 수준의 인상률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허인혜기자 freesia@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