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과정마다 중금속 검출기가 설치돼 있어 소비자들의 안전을 가장 먼저 고려하고 있습니다. 1년에 1회 검출될까 말까하지만 만약 이물이 검출된다면 재료들을 바로 모두 폐기처분하는 등 식품 안전과 위생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충북 진천군에 위치한 CJ제일제당 육가공 공장에서 만난 한 직원의 햄 생산 시설 설명이다.
전체 토지면적 6만4천750㎡ 규모의 진천공장은 에스앤푸드, 동원F&B, 팔도, 동서식품, CJ푸드빌 등과 함께 광혜원산업단지 안에 위치하고 있으며, CJ제일제당의 육가공 제품을 비롯해 두부, 김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곳이다.
이날 방문한 진천공장에서는 CJ제일제당의 대표 햄 브랜드 'The더 건강한햄'의 생산공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공장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물이 나올 수 없도록 위생복과 작업용 신발을 갖춘 후 손 소독을 여러 번하고 에어샤워를 해야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육가공에 사용되는 원료 박스가 세워져 있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육가공에 사용되는 모든 원료는 박스 포장으로 입고된다"며 "엄격한 원료검사 후 합격된 제품을 가공 원료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소시지 원료육들은 품질 점검 후 해동실로 들어갔다. 이곳에서는 원료의 최적 신선도 유지와 원료의 단백질 변성 및 수용성 단백질 손실을 최소화 해 원료육을 해동시키려고 노력했다. 이후 직원들은 직접 재료의 신선도를 확인하고 뼈·껍데기·털 등 이물질 혼입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번 원료육을 검사하고 선별했다.
이날 선별된 원료육들은 바로 옆에 있는 초핑 시설로 들어갔다. 초핑은 원료육을 각 제품 특성에 맞게 알맞은 크기로 절단하는 공정으로, 초핑을 거친 고기들은 양념과 혼합될 수 있도록 믹싱 기계로 넣어졌다. 이 공정을 거쳐야만 제품의 보수력과 결착력이 높아져 맛과 향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이후 직원들은 믹싱된 고기를 가지고 염지 작업에 들어갔다. 이는 양념육을 숙성하는 공정으로 고기에 맛이 스며들도록 하고, 제품의 발색과 보수력을 좀 더 높여주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염지와 숙성 작업을 거친 원료들은 충전 과정을 거치기 위해 바로 깔때기 모양의 큰 기계로 들어갔다. 이 기계를 거친 원료들은 후랑크, 비엔나소시지 등 제품 형태에 따라 다른 모양으로 줄줄이 쏟아져 나왔다. 최근 출시된 'The더건강한 바이스부어스트'는 촉촉함을 살리기 위해 특수 비닐 포장에 충전돼 나왔고, 비엔나소시지는 먹을 수 있는 콜라겐 성분의 투명 막에 쌓여 밖으로 배출됐다. 충전이 완성된 제품들의 길이는 약 20m 가량 돼 보였다.
충전된 제품들은 건조된 후 옆에 마련된 훈연실로 들어갔다. CJ제일제당은 소시지와 베이컨 훈연에 참나무를 사용했으며, 30~40분간 훈연 과정을 포함해 1시간 40~50분 가량 열처리 등의 공정을 거쳐 햄 제품을 내놨다. 또 미생물 제어와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바로 쿨러를 이용해 열처리된 제품을 빠르게 냉각시켜 절단, 포장, 살균 단계를 거쳐 완제품을 선보였다.
한창 확장 공사를 펼치고 있는 베이컨 제조 공정 역시 분위기는 비슷했다. 직원들은 원료육들의 품질 점검 후 해동, 선별 과정을 소시지 공정과 동일하게 진행했다. 그러나 이후 원료육에 양념액을 고르게 주입시키는 '인젝션(injection)' 과정은 신기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 과정은 주사 바늘을 원료육에 쿡쿡 찔러 양념액을 넣어줌으로써 고른 품질을 유지시켜 준다"며 "전체적으로 고른 맛을 낼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인젝션 과정을 거친 원료육들은 양념이 고르게 베어들고 제품의 보수력과 결착력을 더 높일 수 있도록 마사지 과정도 거쳤다. 또 영상 5도 이하로 유지되는 냉장실에서 오랫동안 염지, 숙성된 후 충전용 리테이너로 옮겨졌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제품들은 건조, 훈연, 냉각된 후 영하 25도 냉동터널을 지나 4cm 간격으로 절단돼 진공 포장됐다. 또 각 제품들은 이물 방지를 위해 X-레이 검출기를 거친 후 박스에 담겨져 트럭으로 옮겨졌다.
진천공장에서 이 같이 생산되는 햄 제품은 'The더건강한햄'을 비롯해 '백설햄', '스팸', '런천미트' 등이며, 형태가 사각햄, 라운드햄, 후랑크, 비엔나소시지, 슬라이스햄 등으로 다양했다.
또 CJ제일제당은 육가공 시장 1위라는 자부심을 토대로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제품을 섭취할 수 있도록 진천공장 생산 라인의 위생에 각별히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앞서 지난 1980년 12월 '백설햄'이란 브랜드로 육가공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던 CJ제일제당은 제품 출시 1년만에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이후 2010년 5월에는 '돈육 함량 90% 이상'과 '무(無)첨가'를 내세운 프리미엄 냉장햄 '더 건강한 햄'을 선보여 시장 변화를 이끌었다. 이 브랜드는 론칭 1년만에 매출 400억 원을 돌파했으며 올해는 매출 1천2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업계 최고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는 공장의 '클린룸'은 우리 생산의 핵심 역량으로 꼽을 수 있다"며 "반도체 공장처러 무균상태로 관리돼 대장균, 먼지조차 최소화하는 청결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진천 육가공공장을 '햄' 제품 생산 전초기지로 삼고 앞으로 반찬용 햄뿐만 아니라 '메인 메뉴'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현재 9천400억원 대 냉장햄 시장을 2022년까지 1조3천억 원대까지 키운다는 방침이다. 또 'The더건강한 햄'도 2022년에 매출 3천억 원 이상의 메가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김숙진 CJ제일제당 신선마케팅담당 부장은 "2015년 WHO(세계보건기구)가 햄과 소시지 육가공품을 발암물질 1군으로 지정하며 시장이 침체기를 겪었다"며 "우리는 'The더건강한 햄'을 앞세워 5가지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만든 제품을 출시하며 위기에 적극 대처해 소비자들의 신임을 얻었고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굳건히 1위 자리를 유지해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햄은 이제 더 이상 반찬이 아니다"며 "서구 식문화가 우리 나라에 깊숙하게 들어온 만큼 앞으로 주말 홈브런치, 홈술, 홈파티, 캠핑 등에서 햄을 메인 요리로 다양하게 즐기는 새로운 식문화가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맞춰 CJ제일제당은 'The더건강한 햄'을 앞세워 최근 다양한 후랑크 및 베이컨 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특히 햄을 '메인 메뉴'로 즐길 수 있도록 올해 5월에는 'The더건강한 바이스부어스트'와 'The더건강한 이탈리안통베이컨'을 선보여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부장은 "아이 반찬용으로 인기를 끌던 비엔나, 사각햄, 라운드햄보다 앞으로 조리 간편성과 활용도가 높은 후랑크, 베이컨 제품이 더 각광받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햄은 건강에 해로운 저품질 식품'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기 위해 노력하고, 새로운 식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주도해 프리미엄 햄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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