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비용] 효성, 조석래 회장 지분 승계稅 2,200억원

[아이뉴스24 양창균, 한상연 기자] 효성그룹은 지주사 체제 전환의 사전 작업을 마무리하며 3세 경영 출범을 앞두고 있다. 그룹 지휘권을 넘겨받은 조현준 회장의 지주사 지분 확보 작업만 완료되면 바야흐로 '뉴 효성' 시대가 열린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1982년 부친인 조홍제 창업주의 뒤를 이어 그룹 회장에 오른 34년만인 2016년 장남 조현준 사장에게 회장 자리를 물려줬다. 지난해 7월 그룹 지주사 격인 ㈜효성의 대표이사직까지 사임하면서 그는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새롭게 취임한 조현준 회장은 ㈜효성에서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4개 회사를 신설하는 분할안을 추진, 지난 4월 말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주주들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6월 1일 분할된 존속 및 신설회사는 내달 13일 재상장된다.

지주사로 재탄생한 ㈜효성은 자회사 지분관리 및 투자를 담당하고, 분할신설되는 효성티앤씨는 섬유와 무역 부문, 효성중공업㈜는 중공업과 건설 부문, 효성첨단소재㈜는 산업자재부문, 효성화학㈜는 화학부문을 담당하는 자회사로 배치됐다.

◆㈜효성 분할 후 지분스왑 통해 지주사 전환

분할안에 따르면 ㈜효성과 4개사는 0.3928289 대 0.6071711 비율로 나눠졌다. 분할 후 신규로 발행된 4개사 지분은 총 2천132만2천304주다. 주당 모집가액은 10만3천684원이며, 모집총액은 2조2천108억원이다. 인적분할인 만큼 조현준 회장은 분할 후 4개사 지분을 각각 14.52%씩 가지게 됐다. 이는 총 309만6천주이다. 주당 모집가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그의 4개사 지분의 가치는 3천210억원이다.

존속 및 신설회사의 재상장이 완료되면, 조현준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4개 사업회사 지분을 현물출자하고 ㈜효성은 신주를 발행해 서로 교환하는 스왑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종가(13만4천원) 기준으로 조현준 회장이 스왑을 통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존속 ㈜효성 지분은 239만6천주다. 분할 발표 후 매입량을 포함한 기존 지분(14.59%)과 추가 확보 지분을 더하면 지분율은 24.22%까지 확대된다.

지주사가 될 존속 ㈜효성은 스왑으로 4개 신설회사 지분 14.52%를 확보하게 된다. 분할 후 ㈜효성은 자사주의 투자주식 전환에 따라 각사 지분 5.26%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스왑 후에는 각사 지분 19.78%를 보유하게 된다. 지주사 전환 시 상장사 지분은 20%를 보유해야 한다. 때문에 이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향후 각사 지분을 0.22%씩만 추가로 사들이면 된다.

결론적으로 지주사 전환과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조현준 회장이 개인적으로 들여야 할 추가 자금은 없는 셈이다.

◆조석래 지분 증여·상속세 2천214억원

조석래 명예회장은 현재 존속 ㈜효성‧분할 4사(10.18%), 갤럭시아디바이스(100%), 공덕개발(50%), 효성투자개발(0.25%) 지분을 보유 중이다.

현재 기준으로 조석래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들의 가치는 4천428억원이다. 21일 종가로 계산한 존속 ㈜효성 지분은 1천882억원, 분할 4사 지분은 2천250억원이다. 나머지 비상장사 지분 가치는 자산 및 수익가치를 기반으로 산출한 주당가치를 기준으로 갤럭시아디바이스(주당 1천900원) 110억원, 공덕개발(주당 53만7천원) 180억원, 효성투자개발(주당 151만원) 6억원 등이다.

2018년 상속 및 증여세율에 따르면 과세표준 30억원 이상일 경우 50%의 세율이 적용된다. 따라서 조현준 회장이 조석래 명예회장의 지분 전부를 증여 받을 경우 약 2천214억원의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조현준號 순항 부담요인도

표면적으로 조현준 회장 체제가 공식 출범했지만, 적지 않은 부담 요인이 있다. 조현준 회장이 아버지 조석래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총수에 올랐지만, 후계구도가 완전히 정착됐다고 보기엔 어렵다. 동생인 조현상 사장이 지주사 및 4개 사업회사의 지분을 적잖게 보유하고 있어서다.

현재로서는 조현준 회장은 지주사를 지배함으로써 그룹 전반을 지휘하고, 조현상 사장은 사업회사를 경영하는 방식으로 형제 경영의 구도로 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의중에 따라서는 승계 구도가 전혀 달라질 가능성 또한 전혀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법정다툼 역시 상당한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조석래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은 형인 조현준 회장을 포함한 그룹 계열사 임원들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올해 1월 조석래 명예회장과 조현준 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 8일 열린 항소심 최종 공판에서는 조석래 명예회장에 징역 10년과 벌금 3천억원, 조현준 회장에 징역 5년에 벌금 150억원을 구형했다.

게다가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나서 4월 초 2014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진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를 그룹 차원에서 지원한 혐의로 조현준 회장과 인척 송형진 효성투자개발 대표이사, 임석주 효성 상무 등을 검찰에 고발, 추가 법정다툼이 불가피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