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지난 주말 금융감독원이 P2P금융사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발표하면서 P2P금융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금감원은 75개 업체들을 조사한 끝에 부동산 쏠림 현상에 대해 위험이 크다고 경고하고, 업체들의 투자금 관리, 대출 심사, 보안 등도 취약한 것으로 판단했다.
안 그래도 어수선한 P2P금융업계에 쐐기를 박은 꼴이다.
최근 P2P금융업체들이 모인 한국P2P금융협회의 이승행 협회장이 학력위조로 퇴진했고, 펀듀와 2시펀딩, 헤라펀딩 등의 P2P금융업체들이 부도처리되고 대표가 잠적하는 등 업계 신뢰를 뒤흔드는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다.
급기야는 P2P금융협회 2대 회장에 오른 신현욱 팝펀딩 대표가 세달 만에 사임하고, P2P금융협회도 탈퇴했다. 마찬가지로 협회를 탈퇴한 렌딧과 8퍼센트는 팝펀딩과 함께 지난 29일 자율규제를 강화한 새로운 협회를 창립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세 업체 외에도 새로운 협회에 가입 의사를 밝힌 P2P금융업체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협회 분리는 부동산 중심 업체들과 비(非)부동산 업체 간의 이해관계 차이와 갈등이 증폭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P2P금융에서 부동산 대출과 개인신용 대출은 애초에 차주의 성격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세부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면 업계 간의 관점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금감원에서 집중 지적된 것이 현재 P2P금융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P2P금융의 위험성이라는 점에서 비부동산 업체들의 불만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자율규제를 강화하자는 건의가 오랫동안 제기돼왔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진전된 바가 없는 상황에서, 최근 일련의 사태들이 연이어 터졌다는 게 관계자의 얘기다.
이 같은 문제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전부터도 이미 조금씩 P2P금융시장의 과열 경고음은 나타나고 있었다.
연체되는 상품이 많아지고, 대형업체들도 '돌려막기'식의 상환행태를 보였다. 무리하게 투자상품을 끌어모으다보니 과거와 달리 위험성이 높은 곳에도 대출을 해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감원 발표를 계기로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오지만, 오히려 이를 다시 한번 업계를 재정비할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P2P금융산업은 핀테크 업계에서도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초심으로 돌아가 혁신의 마인드를 다시 한번 되새겨봤으면 좋겠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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