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모비스 자사주 소각에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엘리엇은 앞서 현대자동차가 1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나섰지만 어깃장을 놓았다.
현대모비스는 앞서 지난 2일 ▲6천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 ▲연간 3분의 1 규모 분기배당 ▲2025년까지 10% 손익 등 주주친화정책 3종을 내놓았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취득한 약 4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분할 전 204만주, 분할 후 161만주)를 우선 소각키로 했다. 또 3년간 1천875억원 규모로 매입한 후 소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단 엘리엇은 현대모비스가 내놓은 이 같은 방안에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현대차 사례에 비춰봤을 때 만족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엘리엇은 현대차의 1조원 규모 자사주 소각에 대해 “주주로서 자사주 일부 소각과 추가 주식 매입 후 소각 계획이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긍정적인 발전이기는 하지만 주주들이 경영진에 기대하는 바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엘리엇은 앞서 지난달 23일 ‘Accelerate Hyundai’라는 제안서를 현대차 측에 전달한 바 있다.
엘리엇은 제안서를 통해 ▲현대차·모비스 합병 통한 지분구조 효율화 ▲현대차·모비스 잉여금 감소 통한 주주수익률 극대화 ▲순익의 40~50% 배당 실시 ▲다국적 기업 경험 갖춘 사외이사 선임 등을 요구했다.
엘리엇은 이번에 현대모비스가 내놓은 주주친화 정책에 대해서도 또 다시 반기를 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엘리엇은 제안서에서 잉여금 감소 방식에 대해 현재 및 미래의 모든 자사주 소각과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또는 현대글로비스 주식에 대한 적정가치 검토 및 자산화를 주장한 바 있어서다.
현대모비스는 264만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고, 이 중 약 77%인 204만주만를 소각하겠다고 밝히며 엘리엇의 요구와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현재까지 기아차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또는 현대글로비스 주식의 자산화에 대한 로드맵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가장 핵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차의 합병을 통한 지분구조 효율화는 물론 사외이사 선임 등에 대해서는 현대차나 현대모비스가 전혀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용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실제 엘리엇 측에서도 현대차그룹이 본질적인 문제에는 접근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엘리엇 측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 자체는 반길 사안이지만, 단순히 이런 것만을 원했던 것이 아니라 현대차그룹의 전체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했던 만큼 현대차 1조원 자사주 소각에 대해 부족하다는 입장을 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연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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