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수 기자] 지난달 ICO 지침 도입을 공표한 스위스가 작년 한해 5억 5천만달러의 투자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 10일 발표한 '스위스의 ICO 지침 도입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 중 ICO를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미국이 5억 8천만 달러, 스위스 5억 5천만 달러, 싱가포르 1억 8천400만 달러 등으로 집계됐다. 또 작년 상위 10개 ICO 중 4건은 스위스를 근거지로 이뤄졌다.
ICO(Initial Coin Offering∙암호화폐공개)는 기업이 외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하는 것처럼 신규 암호화폐를 발행해 자금을 모으는 것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작년 9월 암호화폐 거래 과열과 사기성 ICO를 이유로 정부가 전면 금지조치를 내리면서 선뜻 나서는 기업이 없는 상태다.
스위스 정부는 지난 2월 16일 신흥 벤처기업이 투자자에게 가상토큰을 판매해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ICO 활성화 지원을 목적으로 ICO 지침을 공표했다. 우리나라와 중국 등 ICO 금지 조치를 내린 국가들과는 대비되는 조치였다.
스위스는 이번 지침 발표로 암호화폐 규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해소돼 암호화폐 허브 국가로서의 위상이 제고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의 ICO 지침은 ▲지급결제수단 ▲물품교환권 ▲가치저장수단 등 3개 범주로 분류하고 있다.
자금결제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자금세탁방지법을 준수하도록 했다. 물품교환권의 경우 장래 신흥 벤처기업이 개발 및 제공하는 앱이나 서비스에 대한 디지털 방식의 접근 권한 부여로 규정된다. 가치저장수단은 채권이나 주식 등 배당금이나 이자에 대한 수취 권한이 부여되는 유가증권으로 규정하고 증권거래법을 엄격하게 준수하도록 했다.
하지만 스위스를 제외하면 아직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암호토큰 포함)에 대해서는 긍정론만큼이나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음을 보고서는 말하고 있다. 암호화폐가 마약 거래나 테러자금 등 불법 행위 및 자금세탁에 이용될 수 있는 점, 불법 탈취나 사기 거래 등으로 인해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겨줄 우려 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금융당국은 지난달부터 상장사를 대상으로 ICO 사업 여부 관련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ICO 사업 계획이 있거나 해외에서 사업을 진행 중인 내용을 확인 중이지만 암호화폐 문제로 기업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권한이 없어 파악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ICO 주무부처가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언제쯤 재개 여부가 결정될지 불투명하다.
김지수기자 gs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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