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DA 산업을 개척한 두 전문 업체 싸이버뱅크와 셀빅이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PDA시장에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싸이버뱅크와 셀빅이 지난 달부터 경영권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의 잇딴 시장 진출에 맞서 생존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싸이버뱅크가 셀빅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싸이버뱅크는 미래산업 계열사 중 하나로 지난 99년 11월 세계 처음으로 PDA 폰을 개발, 주목받았었다. 또 지난 2002년 부터 PDA폰을 상용화해 SK텔레콤, KT, KTF, LG텔레콤 등에 공급, 국내 시장을 선도해 왔다.
셀빅(구 제이텔)은 지난 98년 12월 자체 운영체제(OS)인 '셀빅'을 장착한 PDA를 출시했으며, 최근에는 스마트 폰 업체로 변신중이다. 이 회사 창업자인 신동훈 전 사장이 지난 2002년 물러난 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컨설턴트 출신인 박영훈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셀빅은 지난해 2월 코오롱글로텍이 신동훈 전 사장의 지분(26.34%)을 인수하면서 코오롱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상태다.
이처럼 국내 PDA 산업을 지난 수년간 이끌어 온 두 회사의 M&A가 성사되면 PDA 시장의 경쟁 구도가 종전 전문업체 중심에서 대형업체 중심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M&A를 추진중인 싸이버뱅크-셀빅 연합체와, PDA 기반 스마트폰을 시장에 선보였거나 출시할 예정인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이 맞붙는 경쟁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싸이버뱅크는 셀빅을 인수할 경우 SK텔레콤향 단말기 제품군을 일거에 보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여간 KT-KTF의 네스팟-스윙 전용 단말기 개발에 치중해 온 싸이버뱅크가 SK텔레콤향 단말기 개발에 집중한 셀빅을 인수하게 되면 스마트폰의 양대 수요처인 SK텔레콤과 KT-KTF 동시 납품을 추진할 수 있게 되는 것.
셀빅은 지난해 7월 SK텔레콤향 스마트폰 'V-100' 모델을 야심차게 선보이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였음에도 보조금 금지 법제화, SK글로벌 사태 등의 잇딴 악재로 판매가 극히 부진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셀빅은 이미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지난달 말 서울 삼성동 전자랜드21 3층에 있는 본사와 셀빅존을 폐쇄했으며, 사무실을 지난 달말 분당 연구소로 통합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셀빅으로서는 M&A를 통해 생존 전략을 모색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싸이버뱅크와 셀빅측은 이같은 'M&A 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다.
이관범기자 bum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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