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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이어 이베이·위메프 판매자 수수료 인상


판매자 비용부담↑…온라인 쇼핑몰 소비자가격 오를까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11번가에 이어 이베이코리아와 위메프가 판매자 수수료 인상에 나섰다. 국내 오픈마켓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이베이코리아와 온라인몰 중 판매수수료가 가장 낮다고 알려진 위메프까지 잇달아 수수료를 올리면서 비용 부담이 크게 는 판매자들이 소비자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지난달 28일부터 G마켓과 옥션 판매자들에게 제공했던 'MD 할인쿠폰'을 일괄 철회했다. MD 할인쿠폰은 매출이 높은 상품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상품기획자(MD)가 제공하는 할인쿠폰으로, 판매자는 MD가 제공하는 할인율 만큼 제품을 더 싸게 팔 수 있다. 단 판매자는 할인금액의 10%를 이베이코리아에 수수료로 낸다.

예컨대 판매수수료 10%를 적용받는 판매자 A가 1% MD쿠폰을 지원받아 1만원짜리 상품을 9천900원에 판매했다면 판매자 손에 떨어지는 돈은 8천990원이다. 이는 기준가 1만원에서 1천원의 판매수수료(수수료율 10%)와 할인쿠폰에 대한 수수료(할인금액의 10%) 10원을 뺀 금액이다. 이때 판매자가 부담한 실질수수료는 총 수수료 1천10원에 100원을 더한 910원이다.

할인쿠폰이 사라지면 판매자들이 부담하는 수수료엔 어떤 변화가 생길까. 똑같은 9천900원에 제품을 판매할 경우 판매자는 판매수수료 10%를 제외한 8천910원을 받는다. 즉 같은 가격에 팔면 판매자로서는 90원의 손해가 생긴다. 기준가인 1만원에 팔면 수수료 1천원을 내는 대신 9천원을 손에 쥘 수 있지만 가격민감도가 높은 온라인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즉, 어떤 방식으로도 판매자는 손해를 겪는다. 판매자들이 MD쿠폰 철회를 실질수수료 인상으로 받아들이는 까닭이다. 사실 MD쿠폰은 국내 오픈마켓 업계의 오랜 관행이어서 판매자들이 기준가를 설정할 때부터 플랫폼별 할인율을 미리 계산한다. 가격변동성이 높은 온라인 시장이지만 그럼에도 플랫폼이 일정한 할인정책을 가져가야 하는 이유다.

한 판매자는 "수수료 할인 혜택이 사라지면 판매자도 마진을 맞추기 위해 소비자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판매자들이 바뀐 플랫폼 정책에 따라 상품을 재정비할 시간을 줘야 하는데 이같은 내용을 별도로 공지하지 않고 담당 카테고리매니저(CM)가 전날 저녁에 전화로 일방 통보했다. 판매자로서는 당황스러울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이베이코리아는 쿠폰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일 판매자정책 변경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마케팅비 절감 차원에서 일부 판매고객에게 제공했던 일부 수수료 할인을 철회한 것이므로 이를 수수료 인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특정 카테고리에 쿠폰이 쏠리거나 쿠폰 과다발행으로 가격이 지나치게 하향 조정되는 경우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할인 혜택을 변경할 수 있다"며 "실제로 해외상품이나 특가딜, G9에는 여전히 수수료 할인혜택 등이 적용되고 있고 판매자 정책상의 변화가 아닌 쿠폰 변동 사항 등을 모두 공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상 수수료가 인상됐다는 판매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베이코리아가 수수료 할인을 제공하는 판매자들은 실제로 일부이며, 그중에서도 일부를 대상으로 할인을 철회했으므로 모든 판매고객들의 수수료가 늘었다고 단언할 수 없다"며 "오히려 판매자 입장에선 할인쿠폰에 붙는 10%의 수수료가 줄어 총 판매수수료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가 실적 개선을 위해 수수료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베이코리아 실적이 자체 목표를 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올해도 시장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보니 수수료 수익을 늘리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번 정책대로라면 이베이코리아가 가져가는 수수료는 1~3% 늘어날 전망"이라고 귀띔했다.

앞서 11번가 역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이달부터 판매자 대상 제휴마케팅 대행비를 1%에서 2%로 인상하고 OK캐시백 적립 비용도 판매자가 전액 부담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판매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는 기존 대비 2.5%p 늘어나 일각에선 판매자 이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하지만 시장 1·2위 사업자가 모두 판매수수료를 올리다 보니 판매자로선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자조의 목소리도 나온다.

오픈마켓뿐 아니라 위메프 역시 수수료 인상에 시동을 걸고 있다. 다수의 판매자들은 MD 재량에 따라 조정 가능했던 카테고리 수수료가 16%로 고정되면서 사실상 수수료 부담이 최소 1% 미만에서 최대 3%까지 늘어났다고 입을 모은다. 또 딜 계약기간 중에는 수수료 변경이 안 되다 보니 기존에 운영되던 딜을 종료하고 신규 딜을 만들어 변경된 인상된 수수료를 적용했다는 비판도 있다.

위메프는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매수수료율 조사(2017년 상반기 기준)에서 온라인몰 중 가장 낮은 수수료율을 기록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위메프의 실질수수료율은 10.5%로 티몬(13.6%) 대비 3.1%p, 업계 평균(11.6%)보다 1.1%p 낮았다. 덕분에 판매자들도 최저가로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으나 수수료율이 인상되면서 판매자들의 부담이 배로 커졌다는 설명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일괄적으로 수수료를 올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수료가 낮다보니 일부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파트너사들에게 수수료 인상에 대한 동의를 구하고 있지만 강제로 수수료 인상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이커머스 시장 적자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하고 경쟁도 한층 가열된 만큼 향후 판매자뿐 아니라 소비자 대상 할인정책도 조정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판매자 대상 '갑질'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데다, 혜택 감소로 판매자·소비자 이탈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이커머스가 할인·쿠폰 등을 통한 외연 확대에 치중해왔다면 앞으로는 수익성 개선이 화두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자칫 내실 경영에만 치중하면 합종연횡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판매자는 물론 소비자까지 떨어져 나갈 수 있으므로 이커머스업계도 고민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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