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성필 기자]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개막식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다.
9일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렸다. 우려와 달리 조금 덜 추운 날씨로 개막식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날 개막식은 최정상급 귀빈들의 관람으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김여정 제1부부장이 이날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전용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KTX편으로 진부역에 도착해 개막식에 참석했다.
김여정의 등장은 극적이었다. 문 대통령과는 개막 전 본부석 3층 중앙석에서 앞뒤로 앉았다. 서로 악수를 하며 '백두혈통'의 방남을 환영했다.
김여정은 문 대통령의 뒷자리에 김영남 위원장과 나란히 앉았다. 태극기가 입장하고 국기 게양대로 향하는 순간 미동 없는 표정이 잡혔다. 손을 흔들며 관중에 화답하는 문 대통령과는 대조적이었다.
간간이 박수를 치던 김여정은 단일팀이 한반도기를 앞세워 등장하자 손을 흔드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멀리 떨어진 관중석에서도 보일 정도였다. 단일팀의 북한 선수 일부는 김여정을 발견한 뒤 손을 흔들며 반응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지는 순간에는 잠시 바닥을 보던 김여정은 문 대통령의 개회 선언이 이어지자 박수를 치며 화답했다. 근처의 마이클 펜스 미국 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까지 남·북·미·일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한편, 동생 김여정이 문 대통령 뒤에서 개막식을 관전하는 동안 오빠 김정은이 관중석에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더구나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대동한 게 아닌가.
알고 보니 이들은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흉내를 내는 인물들이었다. 특히 이들은 기자석에도 등장, 취재진을 혼란에 빠트렸다. 놀란 자원봉사자와 경비 인력들이 등장해 이들을 격리하면서 소동은 정리됐다.
그러나 '평화올림픽'이라는 열망처럼 핵 대결을 벌이는 미국, 북한 최고지도자가 가상으로나마 평창에서 만난 것은 인상적이었다. 동생 김여정이 문 대통령과 동석한 것도 분명한 현실이었다.
평창=이성필기자 elephant14@i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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