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기자]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문제를 둘러싼 국민의당 내분이 점입가경이다. 통합론을 주도하는 안철수 대표 측과 반대하는 호남 중진 의원들이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이다.
20일 현재 국민의당 소속 의원 40명 가운데 20여 명이 통합론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은 중도통합론에 따른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지지하고, 호남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반대 세력이 형성돼 있다.
특히 호남 중진 의원들은 당내 의견그룹 '평화개혁연대(가칭)'를 구성, 반안(반안철수) 행보를 공식화하는 모양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안철수 흔들기가 아닌 당 바로세우기"라며 "당을 흔드는 것은 안 대표"라고 꼬집었다.
박 전 대표는 "다당제 국회에서 필요에 의해 바른정당과 연합하자는 걸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빙자해 3당 통합의 길로, 제2의 YS(김영삼 전 대통령) 길을 가고 있다"며 "정체성·가치가 다른 당과 어떻게 (통합)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안 대표 측에서는 호남 중진들이 더불어민주당과 통합의 길로 가는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고, 우리는 안 대표가 YS처럼 3당 통합을 해 대통령이 되려 하는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만나서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표는 호남 중진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체적인 컨센서스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체성과 가치를 지키면서 당이 분열돼선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반면 안 대표 측 이언주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당 대 당 통합이라기보다 새로운 정치세력의 재구성으로 봐야 한다"며 "옳다고 생각하는 쪽으로 함께해야 이 시대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을 이룩할 수 있다"고 통합론을 옹호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정체성이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 "그분들의 결기가 없었더라면 적폐청산을 시작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며 "과거 김대중 세력, 박정희 세력, 노무현 세력이라는 논리와 화법은 극복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따른 대거 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결국 미래 세력과 과거 세력의 대결처럼 갈 가능성이 많다"며 "과거 세력을 따라서 나갈 분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국민의당은 21일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을 논의할 '끝장 의원총회'를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찬반양론이 격돌하는 등 당내 갈등이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윤채나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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