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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교란식물의 습격…한강일대 외래식물 '확산'


유해식물 9년 전보다 3배↑, 서울시 "번식력 강해 제거 어려워"

[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토종식물을 고사시키고 사람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생태계 교란식물이 한강 일대에서 확산하고 있다. 특히 가을철 나들이로 이곳 일대를 찾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오후에 찾은 서울 성동구 송정동 중랑천 일대. 이곳 2km 구간의 산책로 주변에는 줄기 4~8m 가량의 가시박이 대규모 군락을 이룬 채 곳곳에 덮여 있었다. 가시박은 억새와 강아지풀을 비롯해 버드나무 등 토종식물들을 모조리 덮어버리면서 하천 생태계를 곳곳에서 파괴하고 있었다.

지난 2009년 환경부 유해 식물로 지정된 가시박은 북아메리카 지역이 원산지로 식물계의 황소개구리, 저승사자로 불린다. 번식력이 강한데다 덩굴손으로 다른 물체를 감고 자라면서 다른 식물의 광합성과 영양 공급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곳에는 비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유해식물인 단풍잎돼지풀이 약 2m 높이로 늘어서 있었다. 성동구 송정동 산책로, 광진구 자양동 뚝섬 한강공원 등에서도 단풍잎돼지풀이 발견되고 있다. 1999년 유해식물로 지정된 단풍잎돼지풀은 보통 7~9월에 꽃이 피는데 꽃가루가 인체와 주변 식물에 해를 끼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평소처럼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대학생 김모씨(22)는 "비염을 앓고 있는데 이곳에 유해식물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린 자식과 산책을 나온 박씨(31·여)는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 식물이 있다니 당황스럽다"며 "지자체가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7일 서울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한강공원 일대 자연초지 약 320만㎡ 중 70만㎡(추정)에 생태계 교란식물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08년 상반기에 파악한 면적(25만㎡ 추정)보다 약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시와 구, 한강사업본부 등에서는 생태계 교란식물의 무분별한 번식을 막고자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어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번식력이 워낙 좋아 완전히 제거하려면 많은 인원이 동시에 투입돼야 하지만 예산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구청 관계자는 "시청과 각 구청에서는 유해식물을 제거하고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생태계 파괴식물의 번식력이 워낙 강하다 보니 제거가 어렵다"며 "현재 유해식물이 집중된 지역과 민원이 제기된 부분을 중점적으로 제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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