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최근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발사 도발과 6차 핵실험 소식에 한반도를 중심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온라인몰을 통해 방독면과 전투식량, 라디오 등 비상물품을 찾는 이들이 급격히 증가했다. 반면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사재기' 움직임이 전혀 나타나지 않으면서 비상 물품 구매 방식이 '양극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일 정부 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북한은 7번의 미사일 발사와 한 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하며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로 인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일요일 낮에 뉴스 속보를 통해 '북한 핵실험'과 인공지진 발생 소식을 접한 후 갑자기 전쟁이 일어날까 두려웠다"며 "그동안 너무 북한의 위협에 대해 안일하게만 생각한 것 같아 전쟁에 대비해 비상물품을 준비해야 하나 고민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오픈마켓 등을 중심으로 온라인 쇼핑몰에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불안감을 느낀 이들이 비상물품을 구입하기 위해 몰려 들었다. 그러나 대형마트에서는 관련 상품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상물품을 구매하자는 움직임이 곧바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몰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G마켓이 최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26일과 29일에 북한이 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하자 라면·즉석밥 등 비상식량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뿐만 아니라 비상사태 시 필수제품인 라디오와 방독면 등의 매출이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G마켓에서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3일까지 라면·컵라면 판매량이 38% 늘었고 즉석밥(60%), 생수(14%) 등 비상식량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또 전쟁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방독면의 경우 판매량이 105% 늘었고 라디오 역시 66%나 증가했다.
특히 북한이 지난 3일 오후 12시 29분쯤 함경북도 길주시 풍계리 인근 지역에서 6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온라인 몰에서는 이날 하루 동안 라면, 생수, 통조림 등의 매출이 급격히 올랐다.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지난 3일 라면 매출은 전일 대비 42%, 전주 대비 17% 증가했고 생수는 전일 대비 60%, 통조림(47%)과 즉석밥(79%) 역시 두 자릿수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또 라디오를 찾는 이들도 많아지면서 전일 대비 157%, 전주 대비 68% 매출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티몬에서는 이날 하루 동안 생존용품 판매가 전주 대비 10% 가량 증가했다.
반면 대형마트에서는 관련 상품들의 '사재기'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A마트에 따르면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기 시작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3일까지 라면(-3%), 생수(-3.9%), 통조림(-62.2%), 부탄가스(-11.6%) 등 비상물품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즉석밥만 19.1%로 매출 상승세를 보였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통조림은 작년 추석이 9월 중순이었던 관계로 선물세트 매출이 반영돼 역신장 폭이 크게 나온 것"이라며 "아직까진 특정 물품에 소비자들이 집중되거나 대량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등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 않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6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도발 수위가 예전보다 강해졌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불안 심리가 작용해 금과 외환 시장은 요동쳤다. 이날 KRX금시장에서 금 1g당 가격은 직전 거래일보다 1.72% 오른 4만8천90원에 거래됐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0.2원 오른 1천133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2일 1천133.8원 이후 약 2주만에 최고치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와 같은 일시적 위협이 아니라는 점에서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차츰 누적되면서 소비와 투자가 갈수록 위축될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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