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100일] 말 많고 탈 많은 통신비 논란


약정할인25%·보편요금제 고수…전방위 압박 속 파열음

[아이뉴스24 양태훈기자] 문재인 정부가 17일 출범 100일을 맞는다.

그동안 대표 민생 공약인 '가계통신비 절감' 정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여온 가운데 이의 실행 과정에서 잡음도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 논란이 거세지면서 행정소송 가능성 등 업계와 갈등도 심화되는 형국이다. 통신사업자 등 이해관계자와 합의나 소통 등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6일 업계 등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여당이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등 요금인하안 이행을 놓고 통신 사업자나 협단체, 야당 등과 소통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해관계자 등과 협의 없이 일단 이를 강행, 정부 공약 이행에만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당장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 3사가 반발하는 '선택약정할인율 상향(20%->25%)' 행정처분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 업계와 절충안 마련 등에도 소극적이다. 오히려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실태 및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등 사실상 통신업체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선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통신 업계에서는 정부가 앞으로도 인위적인 통신비 인하 및 이의 강제이행을 고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규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정부와 여당이 공약이행을 강행하기 위해 다른 이해관계자와 협의 없는 '불통'이 문제"라며, "하반기 최대 관심사인 보편 요금제와 관련된 법 개정안 논의 과정 등도 상당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당초 민생 공약으로 '통신 기본료 완전 폐지'를 내놨지만, 법적 근거 미비 등 지적이 이어지자 ▲저소득층 월 1만1천원 감면(최대 5천173억원) ▲선택약정할인율 인상(최대 1조원) ▲보편 요금제 신설(최대 2조2천억원) ▲공공와이파이 확대(최대 8천500억원) 등 단계적 방안을 마련한 상태.

그러나 인수위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여당 주도로 마련된 이 방안 실행을 놓고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와 통신 업계가 접점을 찾지 못하는 형국이다.

요금감면을 비롯한 선택약정할인율 인상, 보편요금제 실시 등으로 당장 이통 3사가 부담해야 할 수익감소 등 비용은 연 3조원대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과도한 규제로 사업 경쟁력 훼손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는 핵심 공약이라는 이유로 이의 강행 등 양 측이 양보 없이 대립하는 형국이다.

◆정부, 소송 가능성에도 약정할인 25% 강행 왜?

과기정통부는 단기적 통신비 인하 방안 중 하나인 '선택약정할인율 상향'과 관련 이르면 16일 이통 3사에 행정처분 통지서를 발송, 내달 중 시행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가 법적 근거가 없다며 소송 검토 등 맞서고 있어 마찰을 겪고 있다. 더욱이 정부와 업계는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대상 가입자를 놓고도 소급적용 금지 등 이견을 보이는 상황. 실행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우려된다.

그럼에도 정부가 약정할인율 인상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이의 실행 여부가 정부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의 정책 의지를 확인시키고 성패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실패하면 '보편 요금제 신설'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등 줄줄이 대기중인 요금 인하 정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는 것.

반대로 이는 앞으로도 정부가 보편 요금제 출시 등 방안도 이 같은 '밀어 붙이기식'이 될 것이라는 국회 및 통신 업계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통신비 인하를 위해 가야할 길을 가겠다"며, "기업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나, 국민과 약속한 것이 있어 정부도 가야할 길이 있다"며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야당에서도 조율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국회 과방위 등 상임위 운영이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방송통신기금 활용 방안 및 완전자급제 도입 등에 대한 논의도 수개월째 제자리다.

야당 한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와 마련한 통신비 인하 방안을 여러 논란에도 고수하고 있고, 국회 과방위 법안소위조차 구성되지 못할 정도로 버티고 있다"며, "8월 임시국회에서도 통신비 관련 논의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통신 3사는 일부 입장 차는 있지만, 정부 강행의지에 소송 외 대응방안이 없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소송에 나서더라도 승소 가능성이 크지 않고, 오히려 다른 통신비 인하 방안 추진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약정할인율 상향이 정부 기대대로 통신비 인하 효과로 이어질 지 알 수 없고, 행정소송 역시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소비자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며 "더 큰 문제는 약정할인율 상향이 원안대로 추진될 경우, 정부가 시장 질서에 반하는 나머지 정책으로 사업자를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만원 보편 요금제도 '복병' …압박카드 '만지작'

정부가 중장기 통신비 인하 방안으로 확정한 정책 중 하나인 보편 요금제 역시 뜨거운 감자가 될 공산이 크다.

이는 기존 3만원대 요금제에 해당하는 음성(200분)과 데이터(1GB) 제공량을 2만원에 제공, 데이터이월하기 등 서비스를 추가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연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해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을 대상으로 보편 요금제 출시를 의무화하고, 정기적으로 과도한 통신비 상승억제를 위해 요금수준 및 제공량 조정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SK텔레콤을 비롯한 이통 3사는 보편 요금제 출시로 수익성 둔화에 따른 투자위축, 트래픽 증가 등 이중부담 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정기적으로 요금수준 제공량을 조정하게다는 것은 사실상 요금 자체를 정부가 인위적으로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지나친 시장개입이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정기적으로 요금수준 제공량 등을 결정, 서비스 이용량이 과도한 요금 증가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은 시장 기능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며, "정부가 기준을 정하는 것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부가) 시장을 대신할 수 있는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보편 요금제 출시와 관련해 정부가 사업자들의 반발을 막기 위해 사내유보금 문제나 회계정보 공개 등 압박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통 3사가 주장하는 보편 요금제 출시가 실제 수익성 둔화와 투자위축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는지 객관적인 회계검증을 해보자는 것.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은 보편 요금제 출시 강행을 위해 국정기획위에 사내유보금 등 이통통신사업자의 회계정보 공개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국회 한 관계자는 "통신업계는 보편 요금제 출시가 수익성 둔화를 야기, 5G에 대한 투자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고 반발하는데 입수자료에 의하면 SK텔레콤의 유무선 사업부문 수익비중은 전체의 40%에 불과하다"며, "사업자가 보편 요금제를 출시할 충분한 여력이 있다고 판단되며, 이에 계속 반발하면 관련 정보를 공개할 계획도 있다"고 주장했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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