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민선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통신 기본료 폐지 정책에 알뜰폰(MVNO) 사업자들이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통사의 기본료 폐지가 저가 요금제를 앞세운 알뜰폰 업계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돼 전파사용료 영구면제와 도매대가 추가 인하 등을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경우 망을 제공하는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추가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돼 말 그대로 기본료 폐지와 함께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될 조짐이다.
한국알뜰폰사업자협회(회장 윤석구 ,이하 알뜰폰협회)는 13일 오전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입주한 서울 금융감독원 연수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파사용료 영구면제 ▲추가적인 도매대가 인하 ▲분리공시제 도입 ▲알뜰폰 사업자 지위 법제화 등을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윤석구 알뜰폰협회장은 "알뜰폰은 기본료 폐지 보다 통신비 절감에 더 좋은 대안"이라며, "지난 2012년 출범 당시부터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 중으로, 기본료를 폐지하면 영업적자가 310억원에서 4천150억원으로 늘어 직접 종사자 3천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알뜰폰 업계가 면제받고 있는 전파사용료는 연 300억원가량이다. 매년 1년씩 사용료 납부를 유예하고 있지만, 아예 이의 영구 면제를 제도화해달라는 것이다.
이어 알뜰폰협회는 도매대가 회선 기본료 2천원을 폐지하고, LTE 도매대가를 3G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G의 경우 통신사(MNO)에 지불하는 도매대가는 가입자 당 매출액(ARPU)의 25% 수준이다. LTE의 경우 45% 정도다.
윤 회장은 "알뜰폰은 전체 3G 가입자의 40%를 차지하고 있지만, LTE의 경우 2%에 불과하다"며, "이는 높은 도매대가로 알뜰폰 LTE 가입자 확대를 막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리공시제 도입도 주장했다.
윤 회장은 "현재 제조사와 통신사의 보조금이 명확하지 않아 알뜰폰 사업자가 신형 LTE 단말기 수급이 어려웠다"며, "LTE 도매대가가 인하되면 신형 LTE 단말기를 수급할 수 있는 역량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알뜰폰 업계가 기본료 폐지에 대한 대책으로 도매대가 추가인하는 물론 완전자급제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기본료 폐지 논란이 산업 전반으로 확전될 조짐이다. 당장 이해관계자인 이통 3사는 기본료 폐지에 대한 부담 외에 도매대가 인하 등 추가 부담이 불가피해 말 그대로 이중고도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국내 알뜰폰 도매대가가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으로 이미 해외 대비 낮은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와 달리 해외는 이통사(MNO)와 알뜰폰(MVNO) 간 자율 협상으로 도매대가를 정하는 형태로, 규제가 있는 국내보다는 도매대가가 높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도매대가 규제 및 알뜰폰 활성화 정책으로 해외 대비 매우 낮은 도매대가가 적용되고 있다"며 이를 우려했다.
더욱이 도매대가 인하 등이 이어질 경우 해외 사업자의 국내 진입 등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해외사업자는 국내에 100% 자회사 설립을 통해 얼마든지 국내에서 통신사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 경우 해외 사업자가 국내 진입, 파상공세로 생태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의 기본료 폐지가 알뜰폰 업계의 도매대가 인하 등 국내 통신산업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셈이다.
도민선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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